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최강 소니TV' 꺾은 집념의 샐러리맨-이승현의 세상도발

이승현 지음/ 꽁치북스 펴냄

"결코 자신을 포기하지 마라.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인생이 '공짜 선물'로 주어졌기에 이미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뭔가를 해서 밑질 것은 없다. 끝없이 도전하고 모험하라."

한 때 일본의 소니 TV가 천하를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삼성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 낮은 저가 제품으로 취급받던 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가전제품 매장에서 소니, 필립스 등 일류 제품에 밀려 매장 구석 자리에 밀려나 있던 삼성 제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이건희 전 회장이 1993년 '품질 경영'을 주창하며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유명한 말을 뱉은 시점이었다.

1992년 말부터 삼성그룹 일본 주재원으로 나가 10년 가까이 근무했던 저자는 이 전 회장의 메시지에 감복해 삼성TV를 세계 정상에 올리기 위한 여정에 뛰어들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전자상거래였다. 미국 맥켄나, 아키하바라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 등 다양한 거래처와 만나면서 전자상거래 및 24시간 AS가능한 콜센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상들에게 삼성 다기능 모니터를 무료 대여해 준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2000년 3월 열린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막 행사에서 저자는 국내 히트작 '쉬리(1999)'의 예고편을 통해 삼성의 선명한 LCD화질을 선보였다. 대중의 머릿속에 자연히 품질을 각인시킬 수 있었고, 일본 언론들도 삼성의 기술력과 판매 방식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의 LCD는 일본 시장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몰고 왔고 마침내 세계 1위로 거듭난다.

저자는 삼성이 전자업계 종주국 일본을 추월하고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도전과 투자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일관된 예술적인 전시와 광고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해 낸 책임자의 역량을 꼽았다.

저자는 일본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담도 함께 곁들인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일본의 사업가들로부터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배웠고, 1995년 관서 대지진을 직접 경험한 뒤 구호활동을 벌인 사연 등을 통해 일본인과 다양하게 소통하면서 성공의 원칙을 쌓은 등 샐러리맨으로서의 처절한 경험담이 담겼다. 272쪽, 1만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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