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달장애 자녀, 남들처럼 안심하고 키우도록"…경북 부모들 '생활·학습·노동 보장' 오체투지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22일 오전 11시 경북도교육청~경북도청 집회·행진
"발달장애인 통합교육 여건 확충, 정부 삭감 사회적 약자 공공예산 복구, 발달장애인 노동권 보장"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 오체투지 집회'를 열었다.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제공

경북의 발달장애인 자녀의 부모들이 정부·지자체에 '자립생활·통합교육·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이 여전히 차별과 무관심 속에서 동반자살 등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는 이유다.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 오체투지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장애인과 그 가족은 제대로 된 삶을 보장받지 못한 채다. 어릴 때는 발달장애인을 비장애 학생과 함께 가르칠 기관이나 교육과정이 미흡하고, 성인이 돼서는 자립하지 못해 특수시설 생활을 하며, 그가 생계비를 벌 일터도 마땅찮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 오체투지 집회'를 열었다.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제공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녀 안위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발달장애인 자녀의 어두운 미래를 비관해 그를 '살해 후 극단적 선택'(동반자살)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달 12일 전남 목포에서 숲체험 중 사라진 4살 발달장애 어린이 A양이 주변을 혼자 배회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교사·해설사 등 성인 5명이 있었지만 A양의 이탈 사실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목격자가 "바닷가에서 어린이가 혼자 돌아다닌다"고 신고해 소방 구조대원이 현장에 출동하는 사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월 15일에는 춘천 소양호에 가라앉은 차에서 50대 아버지와 20대 발달장애 아들이 실종신고 하루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주변을 수색하다 숨진 부자를 발견했다. 이 역시 살해 후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사단법인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북도교육청 경학문 앞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 오체투지 집회'를 열었다.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제공

이날 단체는 "제도적 지원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촘촘하게 지원하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며 "자녀들을 시설에 보내지 않고도 남들처럼 일상적 삶과 교육을 누리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행정·정책 차원의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보장 ▷발달장애인을 아우르는 통합교육을 위해 교원 수 증가, 학급 당 학생 수 감소, 예산 투입 ▷정부가 삭감한 사회적 약자 대상 공공예산의 원상복구 ▷발달장애인 일자리 발굴을 통한 노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회견에 이어 경북도청까지 1㎞가량을 삼보일배하듯 행진했다. "발달, 장애, 차별" 각 구호당 한 걸음씩 걸은 뒤 "멈춰!"를 외치며 바닥에 양쪽 팔다리를 뻗고 엎드리는 '오체투지'(온몸을 땅에 내던지는 것) 식이었다.

한편, 집회는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이 주도해 전국에서 릴레이로 열리고 있다. 지난 15일 제주를 시작으로 17일 경남, 20일 부산, 21일 울산에 이어 이날 경북에서 열렸다. 23일에는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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