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남재철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전세계 195개 당사국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고자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8년간 지구 평균 기온은 1.1도 올랐고, 이제 임계점까지는 단 0.4도가 남았다.

'식량기후전문가' 남재철 서울대 특임교수는 이 책을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문제의 심각성을 얘기한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을 넘는 순간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급 기상이변을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마주할 것이고, 이는 전세계 식량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는 특히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가 가장 먼저 빈곤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팬데믹과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오늘날 이미 글로벌 식량 공급망은 흔들리고 있지만, 식량이 넘쳐난다는 착각 속에서 지금의 위기를 인식조차 못하는 현실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추세가 계속 된다면,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에서 일어났던 '아랍의 봄' 사태와 같이 "2050년 대한민국에서도 식량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이 책은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1부에서는 지구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하면서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2부는 한반도의 달라진 기후가 농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며 현재에 이르렀는지 진단하면서, 우리나라 식량 안보의 취약성을 지적한다.

3부에서는 과거의 식량 위기 사례를 되돌아보며 다가올 글로벌 식량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마지막 4부는 우리가 식량 전쟁에서 살아남을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안한다. 그 방안은 단순히 개인이 아닌 기업, 정부 차원의 대응 전략이다. 식량 위기는 기후 변화와 연계돼 일어나는 만큼, 어느 한 영역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닌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식량 위기가 지금부터 준비해도 결코 빠르지 않고, 오히려 한발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뉴노멀 시대 식량 위기, 식량 전쟁 등 우리에게 임박한 식량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공론화하는 데 방아쇠 역할을 할 책이다. 202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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