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 경제인을 만나다] <37> 김학훈 날리지큐브 CEO "선진국형 고품질 업무 환경 제공"

회사 시스템·지식·자료 통합해 유기적 연결…일하는 방식 변화 주도
"세계적 경쟁력 갖춰 일본과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겠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CEO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세대의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한 노력, 성찰을 당부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김학훈 날리지큐브 CEO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세대의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한 노력, 성찰을 당부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엄동설한이거나 집중호우 때라면 얼마든지 재택근무가 가능한 세상이다. 연말 해외에서 뒤늦게 휴가를 즐기는 회사원이나 직장 내 다른 구성원이 언제 어디서나 서로 협업하며 일하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업무 포털은 여러 개 있지만 날리지큐브(Knowledge cube)의 높은 위상은 퀄리티와 가치가 한 차원 다른 데서 비롯된다. 기존의 질서와 업무의 단순 반복을 거부하고, 주체가 돼 판단해 추진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화된다. 국내 최강의 업무 포털 솔루션 기업을 이끄는 김학훈 날리지큐브 CEO는 "고객사의 가장 큰 목마름인 사내에 다 따로 따로 흩어져 있는 시스템과 지식·자료를 통합적으로 연결해 선진국형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데 가장 뛰어난 패키지SW로 완성시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일본과 동남아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MZ 세대를 향해선 "10년 뒤쯤이면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 된다"라며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응원했다.

-어떤 회사인지 궁금하다.

▶업무 포탈 기업이다. 시공을 초월해 함께 일하고, 생각하는 업무‧지식‧소통‧창의 통합업무 포털 패키지제품화에 전문화된 영역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회사용 네이버' 라고나 할까. 요즘 규모가 되는 회사들은 모두 자체에 네이버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일한다. 날리지큐브는 그 시스템을 패키지 제품으로 제공한다. 대부분 회사의 문제 중 하나는 따로따로 돌아간다는 거다. 내부의 콘텐츠와 구성원을 유기적 연결해 창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날리지큐브만의 강점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제공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SI 또는 솔루션으로 하거나 패키지 방식이 있다. 저희는 패키지다. 회사용 네이버를 위한 모든 컴포넌트들을 프리메이드 된 형태로 제공한다.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전 직장이 KT였다. 소프트웨어연구소에 있었는데 외국의 포털이 밀려 들어 올 때 인터넷포털서비스연구실장으로서 한미르(www.hanmir.com)를 개발했다. 이후 기업용 네이버를 만들면 어떨까 해서 팀원 몇 몇과 손잡고 시작했다.

-초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았을 텐 데?

▶창업을 하면 공통된 어려움이 있다. 자금과 인력 같은…. 굳이 힘들었던 걸 들자면 패키지 중심으로 나섰는데 당시 시장 상황이나 직장 문화와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패키지를 패키지답게 만들고 또 사업을 패키지답게 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단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패키지를 만든 만큼 패키지답게 사업하는 구조를 완전히 안착시키는 게 당장의 과제다.

김학훈 CEO는
김학훈 CEO는 "이제는 제품만 잘 만드는 것뿐 아니라 예술품 같은 작품을 만들어야 팔리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어 단어 Function·Beauty·Identity·Being을 거론하며 소비자가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패키지 작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날리지큐브의 KCUBE는 안정적인 패키지제품으로 '일하는 방법의 변화'를 위한 다양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자체 개발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KCUBE 컨설팅을 수행해왔으며 비정형 정보통합 업무환경 조성을 지원해 호평을 받았다. 최근 KCUBE R6을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고객사를 500곳 가까이 확보했다. SK텔레콤‧하나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삼성생명‧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다. 김 CEO는 "날리지큐브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 몰입하는 예술가처럼 고객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의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협업‧지식‧창의 분야에서 선도적 전문가 그룹으로서 독자적인 방법론을 토대로 고객의 성공에 기여하는 결실로 이어져 왔다. 실제로 영업의 90% 이상이 인 바운드다. 가치와 퀄리티를 인정하는 고객이 스스로 찾아온다는 의미다. 회사는 대한민국 지식대상 등 해마다 국내외 공신력 있는 평가사에서 단골 수상을 한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했고, 대한민국 소포트웨어기업경쟁력 대상에서 직원만족우수기업 특별상을 받은 데서 보듯 직원의 남다른 사랑을 받는 회사다. 특히 KCUBE 유저 컨퍼런스 같은 다양한 형태의 세미나와 경연에 적극적인 건 시장을 주도하며 기업의 책무를 다하자는 믿음에서다.

-중장기 비전은?

▶회사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국내의 경험과 사례를 활용해 가까이는 동남아, 일본 시장에 패키지를 수출하는 거다. 또 하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않게 일하는 도구, 업무 포털을 쓰도록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해 시장에 잘 안착시키도록 하겠다.

-삶과 경영 철학은?

▶저도 그렇지만 저희 회사는 좀 바보 같은 컨셉트를 가졌다. 패키지 사업이라는 게 발전시키기가 참 어려운 데 그 걸 하려면 남들이 다하는 몇 가지는 포기해야 한다. "너는 왜 바보같이 사느냐"는 핀잔을 종종 듣는다. 아무리 첨단산업이라도 지켜야 할 핵심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야 될 것 같다.

-그 핵심이란 게 무언가?

▶회사 첫 걸음을 뗄 때 목표는 경영학적으로 보면 여러 복잡한 게 있었다. 저는 좀 단순하게 받아 들였다. 맛 집이라면 미식가가 찾는다. 줄을 서는 집은 경기 불황 위기가 오더라도 손님이 약간 줄어들 뿐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맛 집을 만들자 했고, 그러자면 퀄리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훌륭한 제품을 내놓으려면 프리랜서로는 한계가 있기에 반드시 정규직을 썼다. 기본과 원칙을 잊어선 안 된다.

-채용과 관련해 팁을 달라.

▶학교 다닐 때는 실력과 점수가 제일 중요하겠다. 실질적으로 같이 일을 해보니 바람직한 인재상은 태도에 있었다. 생각이 바르고 태도가 좋은 사람이 결국은 일을 잘 하더라. 그렇다고 실력만 있는 사람이 나쁘다는 건 아닌데 가장 바람직한 건 실력이 있으면서 태도가 괜찮은 사람이다. 태도가 반듯한 지원자를 최우선 뽑겠다.

-고향의 후배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들려 달라.

▶요즘 꼰대·MG 세대 그러지 않나.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 데 다만, 누가 옳다, 그르다는 아닌 듯 하다. 한 10년 뒤에는 MZ 세대가 주역이 된다. 머지않은 미래에 기회가 왔을 때 이 나라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고 믿으며 그 기간에는 자기 계발과 자기 발전에 힘쓰고, 자기 성찰의 시간과 기회라는 생각을 하며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날리지큐브의 미래상을 들려주고 있는 김학훈 CEO. 이무성 객원기자
날리지큐브의 미래상을 들려주고 있는 김학훈 CEO. 이무성 객원기자

◆김학훈 CEO와 '문류서과'

'문(門)‧류(流)‧서(書)‧과(果)'. 김학훈 CEO와 KCUBE의 지향점을 엿 보게 하는 키워드다. 조직 내 서비스의 통합 관문(문)으로 최적의 맞춤 정보를 구성하고, 필요한 지식을 제 때 제공(류)한다. 또 콘텐츠의 유통과 활용을 높이고(서) 업무에 꼭 필요한 도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과)하자는 목표이자 가치다.

KT SW연구소 15년 근무 후 2001년 SK글로벌 인터넷사업부장을 거쳐 날리지큐브를 창업하며 신 시장의 문을 열었다. 한국K-SW포럼 부회장과 한국지식경영학회 이사를 맡고 있고, 한국 SaaS포럼 의장‧클라우드산업포럼 R&D분과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공공자문분야와 전문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EKP를 위한 워크플로우 기반 협업 시스템', '전자전화번호부 검색시스템 개발', 'Walsh시퀀스를 이용한 특정화자 음성인식시스템'이 있다.

업무 포털 및 지식·협업 솔루션 개발로 두 차례 국무총리표창과 정보통신부장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신성장경영대상)을 받았다.

대구 출신으로 심인고·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디지털 통신을 전공했다. 서울에서는 주로 대학이나 고교 친구를 만난다. 고향은 아버지와 형제가 있어 찾는 일이 잦다고. 서우회 참석에 적극적이다. 유서 깊은 대구 서문교회 모임으로 어릴 적 만난 교우들과 반세기 가까이 인연을 가꾸며 신앙을 키우고 있다. 그는 IT를 떠나 살 수 없을지라도 '디지털 안식일'을 언급할 만큼 지식 보다 지혜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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