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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때론 버텨야만 하는 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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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현 지음 / 미래책들 펴냄

제목이 이끌려 순간 집어든 '때론 버텨야만 하는 날들이 있다'. 흔하고 흔한 감정에 다스리는 법을 다룬 상처 치유에 관한 심리학 책쯤으로 생각했지만 사실 소설이었다.

책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받는 한 달 간의 병원 생활을 그린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세상에 배신 당하고 완전히 망가진 주인공은 하루를 견디는 일이 고달팠다. 그러다 우연히 의사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한 달 간 입원하는 조건의 임상시험에 참가하게 된다. 세상과의 단절이다. 외출과 면회는 허락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자기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현재보다 나은 삶으로 이끌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망가진 인간은 그와 반대로 틈만 나면 자신을 파괴할 기회만을 찾는다. 임상시험이 내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로 보였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달 동안 같은 방을 쓰는 다른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관찰하면서 주인공은 작가로서의 본연의 힘을 회복한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 시작은 마음속 별명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로 알지 못하는 피실험자들이 한 병실을 쓰게 되면서 주인공은 잠시 관찰한 병실 동료들의 모습을 바탕으로 '귀염둥이 어린이', '근육 이방', '공시생', '대장염 선배', '두꺼비 아저씨', '생선 선생' 등의 별명을 붙인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한 달 간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한 이들의 이면에는 별명과는 다른 여리고 보드라운 영역이 숨어있었다. 상대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주인공은 "서로가 서로를 가엾게 생각하는 이곳이 너무도 싫었다. 오히려 시기와 질투로 서로를 미워하는 바깥 세상이 훨씬 나았다"고 토로한다.

지금껏 상상치도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주인공은 고통의 신간 속에 신음하고 괴로워하던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버텨야만 하는 날들이 있다. 반대로 단맛을 발견하는 건 아마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지 않을까. 이 책은 제목만큼 무겁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조금은 유쾌하게 생의 의미를 되씹어 볼 수 있을만큼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192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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