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돌풍, 부산 KCC도 넘을까

가스공사, 시즌 초반 부진 딛고 순항 중
차바위 등 끈질긴 수비와 리바운드 효과
주포 니콜슨, 득점력으로 상승세 주도
강혁 감독대행의 지도력도 전력에 큰 힘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고 있다. KBL 제공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고 있다. KBL 제공

#2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KBL) 경기가 펼쳐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애초 예상과 달리 가스공사가 경기를 주도했다. 4쿼터 종료 8분 4초 전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꽂으며 점수 차가 72대56으로 벌어졌다.

SK는 작전 시간을 요청했고, 승리를 예감한 박지훈은 듀반 맥스웰과 공중에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코트에 넘어졌다. 신이 나 박지훈이 너무 높게 뛰어오르고 맥스웰은 너무 세게 몸을 들이댄 탓이었다. 맥스웰이 웃으며 박지훈을 일으켜 세웠고, 박지훈은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벤치로 향했다.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자 맥스웰이 웃으며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 KBL 제공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자 맥스웰이 웃으며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 KBL 제공

가스공사의 최근 팀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비틀거리며 끝없이 추락하던 가스공사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2023-2024시즌 초반 패배를 거듭하던 가스공사는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시즌 2라운드 중반까지 가스공사는 바닥을 헤맸다. 10연패에 빠지는 등 최하위(10위)로 처지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탄탄하지 않은데 비시즌 기간 다져온 조직력에도 금이 가버렸다. 시즌 개막 직전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자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이 뒤돌아서서 웃고 있다. KBL 제공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린 뒤 동료 듀반 맥스웰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다 넘어지자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이 뒤돌아서서 웃고 있다. KBL 제공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은 수비에서부터 답을 찾았다. 선수들을 질책하기보다 다독여가며 하나하나 움직임을 지시했다. 차바위, 박지훈, 신승민 등 포워드들이 끈질기게 수비하고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변했다. 수비와 동료 활용 능력이 좋은 듀반 맥스웰이 가세한 것도 힘이 됐다.

가스공사는 안방인 대구에서 연달아 2경기를 치른다. 25일엔 부산 KCC 이지스, 27일에는 원주 DB 프로미를 상대해야 한다. KCC는 화려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팀. 리그 1위인 DB는 공수 모두 탄탄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주장 차바위.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3점슛으로 공격의 활로도 열고 있다.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주장 차바위.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3점슛으로 공격의 활로도 열고 있다. KBL 제공

가스공사로선 주전 포워드 이대헌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게 아쉽다. 에이스인 가드 김낙현도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차바위를 축으로 박지훈, 신승민 등이 강력한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도 힘을 보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진화했다.

특히 주득점원 앤드류 니콜슨이 건재하다는 게 다행이다. 니콜슨은 22일에도 33점을 몰아치며 리그 2위인 SK를 88대75로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부드러운 움직임과 날카로운 슛 감각을 앞세워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하고 있다.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 중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앤드류 니콜슨이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의 프로농구 경기 때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왼쪽은 박지훈, 오른쪽은 차바위.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앤드류 니콜슨이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의 프로농구 경기 때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왼쪽은 박지훈, 오른쪽은 차바위. KBL 제공

DB와의 대결에 앞서 일단 KCC와의 경기를 잘 치르는 게 우선이다. 김동량, 신주영 등 장신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KCC 라건아, 최준용을 잘 막아야 한다. 허웅의 외곽포도 경계 대상. KCC의 가드 이호현과 정창영, 장신 포워드 송교창이 부상으로 이탈한 건 가스공사에 호재다.

강혁 감독대행의 존재도 가스공사엔 큰 힘이다. 작전 시간 때면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선수들의 1차, 2차 움직임까지 지시한다. 니콜슨도 강 감독대행이 세밀하게 전술을 만들어줘 경기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대행' 꼬리표를 뗄 날도 머지 않았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