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11> 출국금지에 EPL 방출 위기, 황의조 나락으로?

“다 내려놓아야” 사건 자체가 저질, 팬들 다 등돌려
현재 방송활동 중인 유부녀 연예인에 궁금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사건 대처 갈팡질팡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없는 드라다', 그래서 전 세계 팬들이 그 승부에 열광한다.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없는 드라다', 그래서 전 세계 팬들이 그 승부에 열광한다.

황의조 선수가 나락(천국에서 지옥행)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생활 문제로 논란이 된 후에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되고, 이제는 불법촬영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까지 당했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에서 수년 동안 임대생활을 견뎌내며, 꿈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지만 1부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채 방출 위기에 놓여있다. 소속팀 노팅엄 구단은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계약 해지라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사생활 문란에 불법촬영 혐의로 출국금지까지 된 황의조 선수. 연합뉴스
사생활 문란에 불법촬영 혐의로 출국금지까지 된 황의조 선수. 연합뉴스

◆사건 자체가 지저분, 팬심 다 떠나

황의조를 아는 지인들은 사건의 진의파악을 떠나 성행위 불법촬영과 형수의 영상 유포 등 입에 담기에도 부끄럽다고 한다. 유럽 팬들의 정서상 선수의 사생활 문란은 별개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행위까지 눈 감아주지는 않는다. 오래 전 박지성과 함께 활약한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가 형수와 불륜 스캔들로 비난 받은 것과도 또다른 차원으로 봐야 한다.

최근 스포츠 전문 언론보도에 따르면 형수가 알고보니 협박범이었고, 동의하지 않은 영상 촬영에 등장한 여성이 유부녀(교제 당시에는 미혼)라고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6월 이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에 황의조 측은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협박메시지와 함께 상대 여성들과 동의해 찍은 영상이 불법적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협박범은 알고보니, 친형수라고 발표했다. 친형수는 현재 구속상태에 있다. 호사가들은 술자리에서 황의조가 형수와 내통했다고 확신하는 정도의 풍문이 떠돌고 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영상 속에 등장한 여성 일부는 경찰조사에서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황의조는 불법 영상물 유포의 피해자가 아닌 불법촬영 피의자로 전환됐다. 특히 유포된 영상 속 유부녀가 현재 방송활동 중인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논란을 낳고 있으며, 이 여성은 '합의가 되지 않은 촬영이었다'고 완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협박범을 처벌하겠다는 황의조의 입장문.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협박범은 형수였고, 황의조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출처=법무법인 정솔
지난해 6월 협박범을 처벌하겠다는 황의조의 입장문.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협박범은 형수였고, 황의조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출처=법무법인 정솔

◆"이미 엎질러진 물", 그럼에도 갈팡질팡 대처

황의조 측은 사건 발생 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자필로 협박범을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경찰조사에서 그 협박범이 친형수인 것으로 발표됐다. 황의조는 형수가 구속되기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만약 형수가 협박범인 것을 알았다면, 황의조는 자필 입장문을 내지 않았을 것이다.

출국금지된 지금도 사건 본질에 대한 해결보다는 엉뚱하게 피해를 호소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황의조 측은 출국금지 때문에 주급 정지와 벌금 등 최소 3억원 이상 재산 피해가 확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큰 물결이 아니라 작은 지류에 불과한 사안이다. 황의조는 앞으로 선수 생명까지 위태로워 질 수 있다. 즉, 모든 것을 다 잃고, 범죄자 딱지가 평생 붙은 채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황의조는 이번 사건 전과 후를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런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순조롭게 진행될 일들이 '왜 이렇게 흘러가냐'고 원망해서는 안된다. 경찰의 과잉수사를 탓하기 전에 국가대표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잃고, 이성에 대한 탐욕으로 불법 행위까지 저지른 자신의 과오부터 반성해야 한다.

황의조의 혐의와 같은 연인 불법촬영으로 지난해 4월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래퍼 뱃사공. 연합뉴스
황의조의 혐의와 같은 연인 불법촬영으로 지난해 4월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래퍼 뱃사공. 연합뉴스

◆불법촬영 인정되면, 징역형도 가능

황의조는 대중의 사랑을 받은 축구스타에서 법 앞에는 모두 똑같은 자연인으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만약 불법촬영이 인정된다면,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를 각오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난해 4월 래퍼 '뱃사공'이 연인 불법촬영으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항소심 역시 1년형이 그대로 유지돼, 지금도 교도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형법상 성범죄 중 불법촬영과 유포죄는 죄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엄벌에 처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의 규정도 황의조를 다시 한번 좌절시킨다. 국가대표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그 형벌의 집행이 종료된 후에도 5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집행유예 형을 받더라도 형 집행 이후 2년 동안 대표팀에 들어갈 수가 없다.

황의조는 다 내려놓고, 사건 해결에 집중해야 할 때다. 거짓이나 핑계 등으로 죗값을 적게 받으려는 꼼수를 부린다면, 영원히 축구계에서 퇴출될 지도 모른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