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L 판도 흔드는 페가수스 날갯짓, 허풍 아닌 돌풍

대구 한국가스공사, 개막 후 1승 12패 추락 딛고 이달 7승 2패 '대반전'
강혁 감독대행, 섬세한 지도력 발휘…윽박지르기보다 협력 강조
6위 현대모비스와 5경기차…봄 농구 위해 도전장 내밀어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 KBL 제공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농구단의 상징인 페가수스. 픽사베이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농구단의 상징인 페가수스. 픽사베이 제공

페가수스의 날갯짓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페가수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말. 프로농구(KBL)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가스공사가 2023-2024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높이 날아오르며 KBL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시즌 상·하위권 구도가 일찌감치 굳어지는 분위기다.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현재 1위 원주 DB 프로미(27승 9패)는 2위 서울 SK 나이츠(23승 13패)에 4경기 차로 앞서 있다. 최하위 서울 삼성 썬더스(5승 30패)는 9위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13승 23패)에 8경기나 뒤져 꼴찌가 이미 확정적이다.

'봄 농구'로도 불리는 플레이오프에 나서려면 최소 6위 안에 들어야 한다. 현재 6위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19승 17패). 여기에 시즌 초만 해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던 가스공사(14승 22패)가 날아오르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가스공사는 선수 보수 총액이 10개 구단 중 최하위. 지난 시즌 부진으로 사령탑이 교체돼 강혁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았다. 어수선한 가운데 개막 후 12경기에서 1승 12패로 끝없이 추락할 때만 해도 이번 시즌 5승을 거두면 다행이란 예상이 현실화하는 듯했다.

경기 도중 작전 시간 때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 KBL 제공
경기 도중 작전 시간 때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 KBL 제공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스공사가 달라졌다. 특히 올해 1월 들어선 7승 2패로 '고공 비행'을 이어갔다. 강혁 감독대행은 윽박지르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지도해 경험이 적고 젊은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 집중력도 좋아졌다.

주장 차바위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다만 선수층이 얇은 데다 부상 선수가 연이어 나오는 것이 고민거리다. 이러다 보니 남은 선수들의 체력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KBL리그에서 '동안'으로 유명한 강혁 감독대행의 얼굴도 수척해졌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주장 차바위.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주장 차바위. KBL 제공

강 감독대행은 "내가 한 게 별로 없다. 예전과 달리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 벤치에 있어도 다 같이 뛴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감독이 힘든 자리라는 걸 새삼 느낀다. 선배 감독님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늙어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가스공사가 비상하고 있으나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는 5경기다. 남은 경기 수를 생각하면 뒤집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게다가 현대모비스도 1월 6승 3패로 선전하는 등 분위기가 괜찮다. 쉽게 잡히지 않을 모양새다.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이 샘조세프 벨란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KBL 제공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감독대행이 샘조세프 벨란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KBL 제공

강 감독대행은 "사실은 6경기 차가 난다고 생각해야 한다. 성적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에서 앞선 현대모비스가 플레이오프 티켓을 가져간다"며 "욕심을 내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일단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성장시키면서 가스공사만의 농구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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