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복현 금감원장 "PF 신속 구조조정…금융사 퇴출 불사"

금감원, 업무계획 및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 발표
기업 부실 상황 조기 식별, 신속한 구조조정 지원
사업장 평가기준 개편… 하반기 사업장 상황 점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경제 뇌관으로 지목된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정리 작업을 본격화한다. 얼어붙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5일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와 금융권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 4대 추진전략, 12대 핵심과제를 담은 '2024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올해 가계‧기업부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장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신용위험평가로 건설사 등의 부실 상황을 조기에 식별해내고, 부실 기업에 대해 신속하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요주의 혹은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밀착 점검을 벌이는 등 건설업종에 대한 리스크 관리 수준을 강화한다.

부동산 PF 관리와 관련해서는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는 데 더해 사업장별 평가를 거쳐 정상화, 정리‧재구조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이날 업무계획과 함께 공개한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은 부실 PF 정리 계획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사업장 정리를 위해 금감원은 평가 기준을 개편, 강화하기로 했다. 올 2분기 개편된 기준에 따라 사업장을 재분류하고 하반기에 사업장별 경·공매 등 부실 정리,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부실 사업장 정리를 지원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금융회사·건설업계·신탁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경·공매 장애 요인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에 나온 매물을 원활하게 소화하기 위해 금융권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부터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 시장 퇴출도 불사하겠다.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채 단기적 이익은 사유화하고 뒤따를 위험을 소비자 등 사회에 전가하는 행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부실 PF 정리로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PF 사업장을 신속히 구조조정하면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탓에 착공조차 하지 못하는 단지가 많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공사원가와 금융비용이 각각 24%, 60% 상승하면서 아파트 분양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발표한 대구 서구 한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도 주변보다 1억원 높은 가격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금감원은 기존 분양가가 100이라면 구조조정 없이는 114에 분양돼 미분양 우려로 사업이 지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구에서 최근 5년간 사업 승인을 받고도 착공조차 못한 단지는 전체 89개 가운데 32곳으로 3분의 1에 달한다.

금감원은 낙찰가율 60% 수준에서 부실 사업장을 정리할 경우 구조조정 없이 분양할 때보다 14% 정도 하락한 98 수준에 분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PF 브리지론 사업장의 경매 낙찰가율이 50~7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론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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