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방장님 아니었음 못 내려왔어요"…비번 소방관이 구조한 조난 등산객

대구 달서소방서 고민지 소방장 지난 13일 비슬산에서
대구소방안전본부 '칭찬합시다' 게시판 통해 미담 전해져

대구 달서소방서 고민지 소방장. 대구 달서소방서 제공
대구 달서소방서 고민지 소방장. 대구 달서소방서 제공

쉬는 날 비슬산을 찾은 대구 달서소방서 소속 소방관이 기지를 발휘해 조난당한 등산객을 구조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대구 달서소방서에 따르면 고민지 소방장은 지난 12일 비슬산을 등반하던 중 정상 인근에서 30대 박모 씨 등 2명을 마주쳤다. 당시 하산을 하고 있던 고 소방장은 박 씨에게 "해가 지고 있으니 어서 하산해야한다"고 했다.

이후 고 소방장은 하산을 마친 뒤 집으로 귀가하려고 했으나 주차장의 차량 1대가 눈에 띄었다. 차에서 클락션이 계속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차주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것이다. 이에 고 소방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차주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해당 차량의 차주는 고 소방장이 하산하는 길에 만났던 박 씨로 당시 그들은 이미 산속에서 길을 헤메고 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해가 지면서 주위가 어두워지자 내려가는 길을 제대로 못 찾고 있었고 휴대폰 배터리 역시 부족한 상태였다.

이 때 이들을 구한 것이 고 소방장이었다. 박 씨와 연락이 닿은 고 소방장은 우선 이들을 안심시킨 뒤 눈에 띄는 구조물 등을 물어보며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불빛이 보이는지, 목소리가 들리는 지 등을 지속적으로 물어본 끝에 약 30분만에 박 씨 일행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함께 무사히 하산을 마쳤다.

이 소식은 지난 14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누리집 '칭찬합시다'라는 코너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박 씨는 해당 코너를 통해 '산속에서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몰라 매우 난감하던 상황에 고 소방장님 덕에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며 '저도 소방장님처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됐다'고 했다.

고 소방장은 "저의 작은 행동이 시민의 안전으로 이어져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소방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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