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천=당선' TK 경선 지역 지방의원들, 줄서기 사활

정치생명 직결…후보 간 과열 경쟁 후폭풍 우려도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5일차 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5일차 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 대구경북(TK) 경선 지역을 속속 발표하면서 지방의원들의 사활을 건 '줄서기'도 시작됐다. 경선에서 이기면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보니 이들은 경선에서 역할을 해 자신의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밟겠다는 복안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20일 현재 TK에서 경선이 확정된 지역은 11개 선거구다. 대구는 ▷중구남구 ▷서구 ▷북구을 ▷수성구갑 ▷달서구병 등 5개 선거구에서, 경북은 ▷포항북구 ▷포항남구울릉 ▷경주 ▷김천 ▷상주문경 등 6개 선거구에서 경선을 진행한다. 아직 공천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10개 선거구 중에서도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선거구가 나올 수 있다.

현 상황이 가장 곤혹스러운 사람은 단연 지방의원들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사실상 지방의원의 정치적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국면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도 결정되는 구조다.

경선지역 발표가 나자 A지역은 선거구의 지방의원들이 모두 현역 의원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선에서는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자신에게 공천을 준 현역 의원과의 의리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반면 경선 실시가 결정된 B지역에선 일찌감치 시·도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도전자' 캠프 참여를 결정했다. 현역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물음표를 품은 인사들이 새로운 둥지를 찾아 나선 셈이다.

지역의 한 광역의원은 "TK에선 보수정당 공천과정이 사실상 '본선'이기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촉을 세우는 시기"라며 "사생결단식 경선 과정에서는 중립이 불가능하고 어떤 형태로든 선택을 강요받는 처지가 되기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지지한 경선 후보가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본인의 정치적 생명도 연장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지역 정치권에선 경선기간 중에는 금권선거와 후보 상호 간 인신공격 등 과열 경쟁이, 경선 후에는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 고착 등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경쟁과열로 인한 금권타락선거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후보들이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판단을 할 경우 금품수수와 가짜뉴스 살포 등 온갖 부정선거 행태가 자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오순도순 서로 도우며 지내던 지역 공동체가 경선 분위기에 휩쓸려 각 후보 진영으로 나뉘어 반목하다 보면 선거 이후에도 상부상조하던 분위기를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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