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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 출국에 이준석 “가히 '런종섭'…모든 범죄자의 롤모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대사로 임명돼 지난 10일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캔버라로 환승하던 중 동행 취재에 나선 MBC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은 이종섭 주호주 내사 내정자가 호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가 권력이 장난 같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피의자 이종섭이 결국 도피에 성공했다. 가히 '런종섭'이라고 불릴 만하다"며 "취재진을 만난 이 전 장관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했다.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과 원칙의 마지막 수호자처럼 행세하더니 뭐가 무서워서 이렇게 무리한 도피 고속도로를 깔아준 건가"라며 "장기판 말 옮기듯이 밖으로 빼내면 그만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런종섭씨는 모든 범죄자들의 롤모델이다. 수사망이 좁혀올 때 외국으로 피신하는 건 모든 범죄자들이 꿈꾸는 환상의 도주 시나리오"라며 "지하 범죄 조직도 아니고 국가가 나서서 고위 관직을 주면서 앞장서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법무장관 시절 이 장관 출국금지 보고를 받았나. 몰랐으면 무능이고 알았으면 도주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 대사 내정자가 출국한 것을 두고 "사실상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권 남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하고 공수처는 형식적인 4시간 소환 조사로 해외 도피를 방조했다"며 "법무부는 부실한 인사 검증에 출국 금지를 해제해서 사실상 이종섭을 해외 도피시켰다. 대통령실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을 해외로 도피시켜 대통령실로 수사가 연결되지 않도록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법무부 장관과 관계자 전원을 직권 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겠다"며 "유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서 관련된 내용을 따지고 또 법적 검토 이후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64) 전 국방부 장관은 '피의자 빼돌리기'라는 비판 속에 지난 10일 저녁 호주로 '몰래' 출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지 6일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이다. 핵심 수사 대상자가 공무를 명목으로 해외로 출국하면서, 외압 의혹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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