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어린이도 안심 할 수 없는 위험한 신장병…소아청소년기 낭성 신장 질환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신장 질환은 대개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노화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 나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신장은 간과 더불어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병이 생겨도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신장 질환 중 하나가 신장에 물혹이 생기는 '낭성 신장 질환'이다.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신장 질환은 대개 산전 초음파나 어린이가 야뇨증 등으로 진단받을 때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 다낭성 이형성신 질환의 증상과 치료

낭성 신장 질환(Cystic kidney disease)이란 신장 내에 낭종, 즉 물혹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자각 증상이 없어 잘 모르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수의 낭종이 신장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여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낭성 신장 질환은 대부분 어린 소아 시기부터 발생되며, 대표적으로 비유전성 질환인 다낭성 이형성신(MCDK)과 유전성 질환인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장 질환(ARPKD) 및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 질환(ADPKD)이 있다.

다낭성 이형성신(MCDK)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비유전성 낭성 질환으로 약 2천명당 1명의 발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주로 한쪽 신장에서만 발생하며 다수의 낭종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신장 조직을 대체하게 되어 신장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고 나이가 들면서 낭종이 퇴행하여 병변 측 신장은 크기가 작아지거나 소실되지만, 반대측 정상 신장은 보상적으로 비대해져 기능적으로 단독 신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

박민지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일부 환자의 경우 낭종이 퇴행하지 않고 계속 자라면서 윌름스종양(Wilms tumor, 주로 어린 소아의 신장에 생기는 종양)과 같은 악성 변화를 보일 수 있고 0.2~1.2% 정도에서는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장 질환(ARPKD)을 앓고 있는 소아환자의 복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사진. 경북대병원 제공.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장 질환(ARPKD)을 앓고 있는 소아환자의 복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사진. 경북대병원 제공.

◆ 심하면 신장이식도 고려해야 하는 질환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장 질환(ARPKD)과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 질환(ADPKD)은 양측성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낭성 신장 질환이다.

'상염색체 열성 다낭성 신장 질환'은 신장 집합관의 낭성 확장과 간담도계 발달 결함을 특징으로 하는 매우 드문 유전 질환으로, 약 1만명에서 4만명당 1명 정도의 발병률을 보이며 PKHD1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진단은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양수 과소증과 함께 양측 신장의 비대 소견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생아기 또는 초기 영아기에 양측 옆구리 종괴가 확인되어 시행한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이 질환의 무서운 점은 신장의 질환이 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질병의 진행 단계 동안 '카롤리병'이라 불리는 다양한 정도의 간내 담관의 확장과 선천성 간섬유화가 발생한다. 출생 후 증상이 있는 환자의 약 50%는 만 10세까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신장 투석이나 복막 투석, 신장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박민지 교수는 "말기 신부전에 도달한 소아 환자들은 흔히 간문맥 고혈압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장 및 간 동시 이식도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 약물 치료는 신중하게 결정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ADPKD)은 약 400명에서 1천명 당 1명 정도의 발병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유전 질환이다. 대부분 PKD1 또는 PKD2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된다.

ADPKD가 발병하면 혈뇨, 단백뇨, 고혈압, 다뇨 및 낭종의 감염으로 인한 발열, 옆구리 통증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간, 췌장, 비장, 뇌 등의 여러 다른 기관에도 낭종 형성이 가능하고 뇌동맥류 발생이 동반될 수 있다.

대부분의 소아 환자는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발생하지 않고 정상 신장 기능을 가지지만 가족력이 있는 무증상 소아가 검진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고, 일부(2~5%)는 유아기나 소아기에 증상이 발생하고 빠른 진행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박민지 교수는 "성인 환자의 경우 '톨밥탄'(Tolvaptan)과 같은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소아 환자에게는 아직 안정성이나 유용성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권장되지는 않는다"며 "정기적인 신장 기능 평가, 혈압 측정 및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노력을 먼저 기울이고 고혈압이나 단백뇨가 발생된 경우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지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박민지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도움말 박민지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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