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는 하나의 사상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심오한 것, 즉 감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세기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의 지성 보르헤스(1899~1986년)가 세상을 떠난 지 37년 만에 탱고 이야기로 돌아왔다. 생전 탱고에 대해 강연한 것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보르헤스가 말하는 탱고에서 가장 의외인 점은 우리가 흔히 아는 느리고 우울하고 도발적이고 관능적이며 쓸쓸한 탱고는 탱고의 원래 얼굴이 아니라는 것이다.
탱고는 1880년대 계급이 남아 있고 다 함께 가난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매음굴에서 시작됐다. 파렴치하고 수치스러운 뿌리를 지닌 탱고는 부잣집 도련님들, 즉 젊은 불량배들에 의해 파리로 옮겨 갔고 그곳에서 품격이 부여된다. 그런 후에야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역에 유행하게 된다.
보르헤스는 이 책에서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탱고의 어원을, 유행의 변화를,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의 작품 속에 숨은 탱고의 흔적을 특유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으로 탐색해 나간다.
결국 보르헤스가 탱고라 부르는 그것은 20세기 초의 유산이며 아르헨티나의 영혼을 담은 그릇이다. 200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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