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19> 이강인 “26일 태국 원정 경기에서 실력으로 보답하라”

인성 논란은 일단락 “축구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입증해야”
배우 이병헌 역시 사생활 논란을 ‘광해’ 명연기로 말끔히 씻어
황선홍 감독의 훌륭한 리더십 “이강인 끌어안고 원팀 강조”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이강인이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 앞서 사과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이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 앞서 사과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 선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인성논란은 여기서 일단락하고, 이강인이 이제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한 때의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팬들도 더이상 이강인을 비난하는 건 가혹하다.

한때 대한민국 톱배우 이병헌 역시 젊은 모델 및 연예인 지망생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해 자리를 만들었다. 이 여성들이 돈을 요구하며 협박해 큰 사생활 논란을 빚었지만, 결국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의 명연기 한방으로 말끔히 해소했다.

이강인 역시 자신의 축구실력으로 다시금 인기를 되찾을 기회를 줘야 마땅하다. 물론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따끔한 질책과 경고를 받은 만큼 다시금 하극상이나 불성실, 건방진 태도 논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이강인은 명심해야 할 것은 정신적으로는 자숙모드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더욱 전투모드로 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인터뷰를 통해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인터뷰를 통해 "이제 손가락 얘기는 그만하자"고 팀 단합을 강조했다. 출처=Footballist

◆이강인은 공식 사과했고, 손흥민도 용서했다.

'주장(손흥민)을 무시한 탁구게이트에 이은 하극상' 뒤 처음으로 이강인은 국내 취재진 앞에서 "응원에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훈련에 돌입하기 전, 대한축구협회가 준비한 포토라인 앞에 선 것이다.

이어 그는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축구선수 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파리에서 런던으로 날아간 이강인 선수를 화해의 포옹으로 안아준 손흥민 역시 "더 이상 손가락 얘기는 하지 말자"고 한 후,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힘겨운 점이 많지만 김민재 선수 얘기처럼 '대가리 박고'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한가지 지적하자면 "대가리 박고"고 비속어로 공식 인터뷰에서는 적절하지도 않을 뿐더러 좋지 않은 뉘앙스를 풍긴다.

2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과의 경기는 사실 물건너갔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뭔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골 욕심을 버리고, 손흥민에게 잘 연결해주는 등 열심히 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경기결과도 1대1 무승부, 실망스러웠다. FIFA 랭킹 101위 태국을 큰 점수차로 이기지 못한 것 자체가 아시아의 축구강국답지 못한 결과였다.

이강인이 축구 실력으로 국내 팬들에게 보답해야 할 경기는 오는 26일(화) 펼쳐질 태국과의 원정 2차전이다. 이 경기 만큼은 이강인이 강인한 정신력과 투지로 "그래, 축구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말해는 거야!"라는 칭찬을 듣기를 염원한다.

21일 잘 풀리지 않던 태국과의 경기를 바라보는 황선홍 임시 감독. 연합뉴스
21일 잘 풀리지 않던 태국과의 경기를 바라보는 황선홍 임시 감독. 연합뉴스

◆황선홍의 훌륭한 리더십, "100% 하나 된 마음"

독일 출신의 월드스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2023 아시안컵 이후 경질되고,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경기 내내 '원팀'을 강조했으며, 1대1로 비긴 후 "100%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준비 시간은 부족했지만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이나 태도는 좋았다. 100% 신뢰를 보낸다"면서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힘든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을 맡은 황 감독의 태도는 현재로서는 최선으로 여겨진다. 축구팬들의 비난과 원망의 대상이 된 이강인 선수를 끌어안은 것도 그렇고 원팀을 강조하며, 서서히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것도 멀리 내다본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그는 "1차전이 실망스럽긴 하지만 26일 경기가 남아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사실 큰 교훈을 얻었다.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동 국가들과 동남아 국가들이 더 이상 손쉬운 먹잇감(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통의 축구강국 한국과 일본에 주눅 들지도 않으면, 경기력 면에서 크게 뒤처지지도 않는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비기고, 4강에서 진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말레이시아와도 조별리그에서 3대3으로 비기지 않았는가? 태국과 1대1 무승부까지. 대한민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하지 않고는, 답을 찾을 수가 없다.

황 감독 역시 역대 황금세대라 일컬어지는 유럽파 4인(손흥민-김민재-이강인-황희찬)이 포함된 현재 대표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지 않고는 결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16강 이상)를 낼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

강인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이번엔 고개를 숙였지만, 앞으로 대표팀 내에서 진정으로 형들과 하나되며 2026 월드컵이 낳은 스타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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