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리스 로마신화' 번역가 이윤기 문학비…군위에 건립된다

5월 군위 우보면 두북리 일원

이윤기 작가.
이윤기 작가.

소설가이자 번역가, 신화학자로 활동했던 고(故) 이윤기(1947~2010년) 작가를 추모하는 문학비가 오는 5월 그의 고향인 대구 군위군에 세워진다.

이번 이윤기 문학비 건립사업은 군위문인협회가 추진하고 군위군의 후원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2014년 창립한 군위문인협회는 2017년부터 군위 태생 이윤기 작가를 조명하는 일에 뜻을 모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두보 두북마실 아카이브에 이윤기 작가를 소개하는 특집판도 실었다.

문학비는 이 작가가 태어난 군위군 우보면 두북리 일원에 건립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5천만원으로 전액 군 예산으로 집행된다. 문학비에 쓰여질 비문은 오철환 대구소설가협회장이 맡았다.

이윤기 작가는 군위군 우보면 두북리에서 태어나 4학년까지 우보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대구로 전학해 공부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중퇴하고 검정고시 등 독학으로 성결교신학대 신학대학원을 나왔다.

이 작가는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로 문단에 데뷔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로 제 29회 동인문학상을,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제8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소설가로서 보다는 번역가로서 더 명성을 떨쳤다. 1976년 '카라카스의 아침'을 시작으로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등 움베르토 에코의 번역으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그리스인 조르바', '양들의 침묵' 등 문학작품 및 인문교양서를 200권 이상 번역했다.

특히 토마스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와 그 원본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번역한 그는 독자적 관점으로 그리스 로마신화를 재구성해 2000∼2004년 총 3편으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0만부의 판매고를 올렸고 그를 로마신화 전문가로 등극하게 했다.

이윤기기념사업회장인 이전호 군인문인협회장은 "수많은 역경 속에서 남김 이윤기 작가의 문학적 성과를 널리 알리고 군위인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문학비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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