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김청수 '봄날의 시'

2005년 시집 '개실마을에 눈이 오면'으로 작품활동

김청수 시인의 '봄날의 시'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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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시〉

홀로 길을 걷다

필까 말까 망설이는

꽃 앞에 서서

당신이 말을 걸 때

꽃은 시가 되어 핀다

김청수 시인
김청수 시인

<시작노트>

황량한 겨울을 지나온 앙상한 나뭇가지에 햇살이 봄을 안고 오면 물이 오른 연두가 입술을 내민다. 움츠렸던 육신을 끌고 길을 나선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과 물 위에 떠 있는 오리 궁둥이의 피아노 건반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랬다. 엄동설한에도 꿋꿋하게 향기를 머금고 필까 말까 망설이다 말을 걸어주는 나에게 그녀는 시로 활짝 피어 반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봄날의 꽃처럼 환한 얼굴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하루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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