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월이 다 끝나가도 돌아오지 않은 의대생들, 이후엔 어떻게 되나?

수업일수 1/4 선 넘어가면 방학 희생해도 수업일수 확보 난항
각 대학들 학생 피해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 부심

정부가 2천명 증원된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공식 발표한 2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정부가 2천명 증원된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공식 발표한 2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024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으나 전국의 의대 교실은 조용하기만 하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발, 전국 의대생들이 학교에 집단적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무더기 유급 사태를 피해보고자 의대 개강을 미루는 등 편의를 봐주고 있으나 이 달이 넘어가면 더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27일 현재 대구 지역 의대 네 곳(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가운데 수업을 시작한 곳은 지난 25일 개강한 영남대 뿐이다. 영남대는 국가장학금 수혜자나 휴학을 할 수 없는 일부 학생들을 위해서 개강을 더 늦추지 못했다. 이미 수업이 시작됐기 때문에 만약 수업일수의 4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한 경우 성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유급처리 될 수 있다.

영남대 관계자는 "만약 4월 중순까지도 의대생들의 휴학 문제가 처리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며 "대학 안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연다거나 방학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최대한 수업일수를 확보하고 학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개강하지 않은 나머지 대학들 또한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7일 계명대는 대학 교무처와 의대 보직교수들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였다. 계명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경우 수업일수 3분의1선을 넘어가면 학생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해법이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어서, 각 대학은 학생들의 휴학계 처리를 두고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방학을 이용하거나 온라인 수업 등으로 수업일수를 일부 확보한다고 해도, 더이상 지체한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수업일수를 채울 방법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수업이 시작돼도 전공의들이 병원을 비운 상황에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대구지역 한 의대 교수는 "현재 교수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인데 여기에 학사일정 고민까지 겹치면 몸이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로 피해가 발생한 대학도 있다. 강원 춘천시에 있는 한림대의 경우 의대 본과 1학년생들에게 수업일수 미달로 인한 F학점을 부여했다. 한림대는 매 학기 성적 중 한 과목이라도 학점을 취득하지 못해 F 학점을 받을 경우 유급 처리된다.

이 때문에 각 의대 관계자들은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하지 않으면 결국 의대생들의 졸업이 한 해 씩 밀리면서 의료인력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그렇게 되면 피해는 의대생 뿐 아니라 환자와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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