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상주 공검지 문화재 이중규제 때문에 “개발NO,지역소멸” 주민들 해제 요구

문화재 및 환경부 습지 중복 지정 규제에 참다못한 주민들 27년만에 반발....“해제만이 지역소멸위기 극복 대안” 공감대 확산..
면 소재지 전체가 개발규제구역,, 상주시 지역민 목소리 최대한 수렴

경북 문화재와 환경부 습지로 지정된 상주 공검지. 고도현 기자
경북 문화재와 환경부 습지로 지정된 상주 공검지. 고도현 기자

경북 상주시 공검면 소재지에는 수십년에 걸쳐 신축된 건물이 하나도 없다. 3층 이상 건물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면전체가 옛모습 그대로다.

이는 삼한시대에 농사를 위해 축조된 것으로 전해져 27년전 문화재가 된 공검지 바로 옆에 면소재지가 있기 때문이다. 원천적으로 개발행위가 불가능 한 것이다.

공갈못이라 불리는 공검지는 1997년 경북 기념물(문화재)에 이어 2011년 환경부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됐다.

관련법에 따라 주변 지역 주민들은 건축물을 신축 또는 증축하거나 토지의 형질을 변경할 수 없다.

상주 공검지 비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공검지 왼쪽은 공검면 소재지 진입로다. 고도현 기자
상주 공검지 비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공검지 왼쪽은 공검면 소재지 진입로다. 고도현 기자

개발행위가 제한된 면적은 문화재보호구역 11.9ha, 습지보호지역 26.4ha이다.

공검면 행정복지센터(직선거리 250m)를 비롯한 면 소재지 전체가 몽땅 해당된다.

이중 규제를 참다 못한 이곳 주민들은 27년만에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주민 60여 명이 '상주시 공갈못(공검지)습지·문화재해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하고 "중복 지정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해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중규제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관광개발이 한창인 다른 읍면지역과 비교해 공검지 주변을 찾는 관광객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기업은 커녕 공공기관 유치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이런 상황이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공검면 주민들 사이에서 문화재와 습지보호지역을 동시에 해제 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와 습지로 지정된 상주 공검지에서 직선거리 200여 m에 있는 공검면 소재지 왼편이 공검면사무소다. 고도현 기자
문화재와 습지로 지정된 상주 공검지에서 직선거리 200여 m에 있는 공검면 소재지 왼편이 공검면사무소다. 고도현 기자

이어 "문화재와 습지보호 지정 이후 인구가 반으로 줄어 공검면 전체 주민은 2천여명에 불과하다"며 "오랜기간 개발행위 제한으로 지역 소멸위기를 넘어선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상주시와 시의회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해제 검토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비슷한 이유로 강릉 경포와 양양 낙산 도립공원도 문화재 지정이 해제됐다. 강원도 고성군의 화진포 강원기념물 해제도 지자체와 의회차원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주시 및 경북도 관계자는 "문화재와 습지보호지역 지정 해제는 각각 경북도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환경부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일각에서는 지역 개발 명분으로 문화재 및 습지보호지역을 해제해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최우선적으로 수렴해 해제 검토를 협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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