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공의대표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병원은 피해자 행세"

박단 대전협 대표, SNS에 비판글…"국가가 의료 상업화·시장화 방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상급종합병원의 과도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중심 기형적인 인력 구조와 대규모 병상 확대 등 수련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의대 교수들과 병원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12일 밤 페이스북에 '1만2천명에 휘둘리는 나라, 전공의를 괴물로 키웠다'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아닌 정부와 병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당사자인 병원들은 의-정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고 병원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은 2028년까지 수도권 인근에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지대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9일 박 위원장은 "병원을 떠난 지 7주가 지났다고 한다. 그 사이 정부는 5억을 썼다고 하고 서울아산병원은 500억 원 적자라고 한다"면서 "전공의들은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아왔다. 그동안 도대체 전공의를 얼마나 부려 먹은 걸까.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글도 남겼다.

박 대표의 이런 글은 전공의 의존도가 지나친 수련병원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는 전체 의사의 37.8%에 달한다. '빅5' 병원의 경우 약 40%에 달한다.

한편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는 오는 25일 대규모 사직이 예상된다.

16개 의대가 참여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2일 온라인 총회를 열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교수들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와 4월 25일로 예정된 대규모 사직은 현재의 의료붕괴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시급히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민법상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 사직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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