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국민의힘 4·10 선거 패배 이유는?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4·10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대통령실은 완전히 아노미에 빠졌고 총리와 주요인사들의 사표에 이어 후임인사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참패 이유에 대해 국힘당의 선거전략이 부실했다는 의견은 오히려 차기대선을 위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견해가 있었다.

그 이유는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도록 권력 분산과 견제 균형을 도모하고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보수의 패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고자한다.

◆국힘당의 선거전략 부실

첫째, 한동훈 위원장의 선거 전략 부재 또는 잘못이라하자, 무엇이 구체적으로 잘못되었는가? 하고 의문을 갖는 분이 있었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정권심판을 부르짖는 야당의 프레임에 말려들었다는 점이다. 정권심판을 말하면 여당과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데 사사건건 시비만 걸고 비토만 걸었던 부분에 대하여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해야 했다. 즉 여당으로서 비전을 제시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어야 했다. "윤 정부 지난 2년간 노조단체의 회계공시를 이룩한 것은 큰 진전이었으며 건설 현장에서 조폭들의 횡포를 근절시켰다. 전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재정위기와 물가상승을 초래했다.

일을 할려고 해도 다수당인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법적인 뒷받침이 불가했다. 교육개혁을 할려고 해도 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표로써 뒷받침을 해달라." 하지만 야당의 정권심판 나팔에 대하여 전과자 프레임인 이조심판으로 맞섰다.

◆선택과 집중에 실패

둘째,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여권지도부는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했다. 표가 나오지 않을 호남에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5·18에 대하여 다른 생각을 하는 분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호남은 국힘당이 아무리 가서 머리 조아려보았자 표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영남도 마찬가지다. 부산과 대구에서 요란하게 떠들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면 여권은 충청, 대전, 인천과 수도권에 집중해야 했다. 영남과 호남은 고정 지지기반이기 때문에 한동훈 위원장이 안 가도 지역정서가 이미 굳어져 있었다. 호남과 광주지역에서는 선거 관련 감옥에 있었던 송영길의 소나무당을 제외하고 현수막 자체를 볼 수가 없었다.

◆충청권 패배는 R&D예산 감축과 홀대에 기인

셋째, 충청권에서 실패한 이유는 유성과 대전은 R&D 예산 삭감과 관련이 있었다. 예산집행에 있어 조용히 평가하여 진행해도 될 일을 일괄삭감하여 과학기술관련 인원들이 많은 곳에서 상당한 인심을 잃었다. 이는 비전 제시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건설, 대구는 숙원이었던 군비행장 이전, 수도권은 철도지하화와 노선연장 등으로 지역공약에 호소했다.

대선 때 전체 24만표 우세중 대전에서 17만표 우위를 몰아 주었는데도 충청에는 아무런 반대급부가 없었다고 충청도인들은 분개했다. 하다못해 독립기념관에서 3.1절 기념식으로 충절의 고향임을 알아주었어도 그렇게까지는 화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넷째, 법무장관 출신인 한동훈은 비대위원장을 맡고나서 중진들을 가볍게 본 면이 없지 않았다. 찾아가서 머리를 숙여야 할 사람이 도리어 중진들이 찾아오도록 기다렸다. 이게 내부 총질로 나타난 부분도 있다. 그리고 자기가 선임한 후보의 수년 전에 개인적으로 한 과거 발언을 보고 지명철회는 자기 눈을 찌르는 자해가 되었다. 이철규 의원이 위성정당인 국민의 미래 비례대표 공천이 불투명하다는 직격탄을 날리는 지적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는 갈등이 표출되었다.

다섯째, 이번에 여당이 대통령 탄핵을 막을 선을 간신히 확보했다. 만약 130석~140석을 확보했다면 의석수가 훨씬 증가해도 논공행상을 둘러싸고 내부 주도권 다툼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총선실패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깨끗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책임을 인정해도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대선주자로서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에서 100만원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조국도 명백한 과오로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역시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준석은 하버드대학 학력 공시와 관련하여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지금 특검을 주장하고 영수회담하자고 목소리 크게 내는 사람들은 당선은 되었으나 미래가 불투명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실은 임종석 후보가 컷오프 되었지만 당권 도전위해 탈당하지 않은 사실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집토끼 방치와 산토끼 포획노력

다섯째, 국힘당의 집토끼 방치와 산토끼 포획론이다. 국힘당은 광화문에서 풍찬노숙하면서 나라가 잘못될까 봐 몸으로 애국한 태극기 세력을 극우로 내쳤다. 태극기 세력은 자신보다 손자와 후손들이 잘못될까봐 노구에 길거리에 자비로 교통비를 충당하여 나왔던 분들이다. 이 분들은 국힘당에 무엇을 바라고 태극기를 손에 들었던 것이 아니다. 그런데 구심 역할을 할 태극기 세력을 내칠 때 국힘당을 걱정한 사람들이 많았다. 내침에 분노한 사람들이 많았다.

여섯째, 자유통일당의 계산 실패다. 전광훈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방송 프라임 시간 대에 많은 공을 들여지만 후보의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만약 전 목사가 후원이나 지원에 충실했더라면 보다 나은 결과를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여론 조사시 6% 이상의 지지율이 표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정교분리 원칙을 한국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의료개혁 이슈 제기 성공, 처리전략 실패

일곱째 의료개혁 관련 부분이다. 종합병원에서 실력있는 의사에게 진료받고 싶은 것은 아파 본 사람의 기본 욕구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지지했지만 협상과정에서 대통령이 2000명 증원과 관련하여 일부 합의를 해서 국민들에게 양해와 용서를 구했다면 불통의 이미지 악화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슈 제기는 잘 했지만 처리를 잘못 건의한 대통령실 참모들의 책임이 크다.

전체적으로 보수지지율은 45%정도인데 의석수는 175대 108석으로 67석이 차이 났다. 이것은 박빙으로 승부가 갈린 곳이 많다는 뜻이다. 선거 결과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라는 주문인데 필사즉생의 각오로 난관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보수가 실패한 선거는 전략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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