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교육청, 악성민원인에 대한 직원 보호 강화나서

지난 2022년부터 통화녹음시스템 도입… 올해 전체 학교에 추가 설치
악성 민원인에 대한 법적 대응법 특강 진행하기도

경북도교육청은 22일 본청 행정동에서 법무법인 하이브 금윤화 대표 변호사를 초청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도교육청은 22일 본청 행정동에서 법무법인 하이브 금윤화 대표 변호사를 초청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에 근무하는 A장학사는 지난해 학부모 참여 캠프 프로그램 운영 업무를 진행하던 중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민원인의 악의적인 민원제기로 부서 내 업무가 마비되는 곤혹스러운 일을 겪어야 했다. 해당 민원인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A장학사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었고, 이 일로 그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

#경북 안동지역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는 평소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던 한 학생이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제소돼 처벌을 받게 되자 해당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과 언어폭력을 당해야만 했다. 해당 학부모는 이 학교 관계자의 차량을 들이받고 온몸에 있는 문신을 보여주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교사는 해당 학부모를 피해 전근을 선택했다.

경북교육청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악성·고질적인 특별민원으로부터 직원들의 정신·신체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경북교육청 행정지원동에서는 본청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특별민원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한 특강도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초빙된 법무법인 하이브 금윤화 대표 변호사는 교육기관 특별민원의 추세와 경향, 사례·유형별 특별민원 전략적 대응 기술, 주요 판례와 기관 차원 법적 대응법, 친절 응대 생활화를 통한 특별민원 예방책 등에 대한 특강을 진행해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022년부터 민원담당자 보호를 위한 통화녹음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민원인 응대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 상황이 발생할 때 전화기의 녹음 버튼을 누르면 '지금부터 이 전화는 발신 번호와 함께 통화 내용이 녹취됩니다. 원치 않으시면 끊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고지되고 통화 녹음이 시작된다.

녹음시스템에 저장된 정보는 녹음 당사자 간 신청이 있을 시 이용(제공)할 수 있으며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강화해 관리 중이다. 해당 서비스 도입 이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언어폭력 등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교육청은 올해도 신학기를 앞두고 도내 전체 학교에 학교 민원 응대 안내서 배포 학교 녹음 전화기 설치, 민원 면담실 설치를 완료하기도 했다. 또 앞으로도 다양한 특별민원 예방과 대응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폭언, 욕설 등으로부터 민원인과 민원 담당 공무원을 상호 보호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며 "악의적이고 고질적인 특별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공직자의 자긍심 회복과 보호를 지원하고, 교육수요자들에게는 더욱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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