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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는 시] 김은령 '하익조*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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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문예지 '불교와 문학' 주간

김은령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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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익조*를 보았다〉

무염, 청정한

그 백련 봉오리가 쑥 내민 새의 대가리였다니

푸드덕, 푸드덕거리며 물기를 털어내는 둥글고 넓은 잎이

한 방울의 물도 스며들 수 없게 기획된 날개였다니

하익조荷翼鳥,

푸른 날개를 퍼덕이며 수면을 치는 순간을 내게 들키고 말았다

용의주도했던 그 비상의 전조, 본의 아니게 내가 보고 말았다

찰나, 그 전설의 새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연(蓮)으로 돌아가서는

무념, 하였다

* 荷翼鳥 : 빗물을 털어내는 蓮의 잎이 퍼덕이는 새의 날개 같아서, 어떤 새를 상상해 이름을 붙였다,

김은령 시인
김은령 시인

<시작 노트>

지난해 초여름, 이른 아침 가까운 연못에 연꽃 보러 갔다. 밤새 내린 비로 하늘은 깨끗해져 있고 연밭은 맑았는데, 난데없이 푸드덕,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를 따라가니 커다란 연잎이 물기를 털어내느라 수면을 치며 퍼덕이는데, 그 소리와 광경은 비상을 시작하는 새의 날갯짓 같았다. 연잎을 새의 날개로 읽는 순간 내 눈앞에는 흰머리를 쑥 내밀고 둥글고 푸른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을 시작하는 새들로 가득했다. 생각만으로 장관이었다. 사물의 실체에 대해 종종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나는 그날 내가 본 그 연못은 하익조의 서식지이며, 내가 그동안 보아온 꽃봉오리를 쑥 내민 연(蓮)의 실체는 가끔 수면을 박차고 비상도 하는 새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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