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서 텃밭 가꾸고 아침 플러깅…"지구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 배워요"

시교육청, 145개교 대상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 운영
학교 내의 작은 실천들 모여 지속 가능한 미래 만들어야

대구 금포초는 자치회를 중심으로 실내 미니정원 돌보기, 환경창의융합 페스티벌 등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금포초는 자치회를 중심으로 실내 미니정원 돌보기, 환경창의융합 페스티벌 등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최근 들어 폭염, 홍수, 산불, 지진(쓰나미), 혹한,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환경과 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 개개인의 환경 의식을 높여 친환경 생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필수적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관내 초·중·고·특수학교 145개교를 대상으로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은 점차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 지속 가능한 생태문명을 위해 생각과 행동의 총체적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을 말한다.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은 프로젝트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별로 특색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 자치회 운영…아침 플로깅 활동 펼쳐

대구 금포초는 '공동의 집 지구 살리기'라는 주제 아래 2022년부터 생태전환교육을 활발히 실천해오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과정에서 '기후위기'라는 개념을 직접 탐구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법,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법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탐색한다.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이해하고 지구 생태계 내에서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금포초 구성원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치활동을 실시한다. 학교 내 '꿈형제 자치회'는 학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아침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과 분리배출 자원을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자원순환 가게',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학교 텃밭 가꾸기'를 하며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자치회 활동에 참여하는 박시아 학생은 "우리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해 보면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탄소중립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태훈 금포초 교장은 "올해도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로서 환경교육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교육과정의 심화, 탄소중립 실천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학생들이 환경에 대해 더욱 관심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원화중은 버려진 종이상자를 활용해 '기후 행동'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제작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원화중은 버려진 종이상자를 활용해 '기후 행동'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제작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현수막 'NO'…버려진 종이상자가 피켓으로

대구 원화중은 지난해 학교 환경교육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도 생태전환 실천학교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는 교과 연계 콘텐츠와 외부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지원한다.

특히 환경·과학 동아리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버려진 종이상자를 재활용한 기후 행동 캠페인 피켓 만들기'가 눈길을 끈다. 기후 행동은 기후 변화를 막는 행동이나 실천을 뜻한다.

학생들은 학교 또는 집에 버려진 종이상자 조각을 구해와 그 위에 기후위기와 관련된 자신만의 메시지나 디자인을 표현한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재질로 돼 있어 재활용이 잘되지 않는 현수막 대신 종이상자 피켓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단조로운 인쇄물보다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다채로운 피켓을 활용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도 크다. 학생들은 종이상자 피켓을 들고 학교 주변과 두류공원을 돌아다니며 기후 행동 캠페인 활동을 진행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2학년 백채원 학생은 "이 활동을 통해 기후 변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며 "환경 관련 활동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안형건 원화중 교장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도원고는 학교 내 그린존 만들기, 페트병 뚜껑 업사이클링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들을 운영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도원고는 학교 내 그린존 만들기, 페트병 뚜껑 업사이클링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들을 운영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식물 직접 키우며 생명의 소중함 깨달아

대구 도원고는 '생태 체험활동을 통한 교육공동체의 환경 보전'을 주제로 3년 연속 '기후 행동'을 실천하는 학생을 양성해왔다.

도원고는 학교의 특색 환경교육 과제로 '학교 내 그린존 만들기'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각 학급에 산소 발생과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는 공기정화식물을 비치해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활용이다. 학생들은 식물을 직접 관리하며 식물 키우는 법을 학습하기도 했다.

또 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식물 모종을 선물해 1년 동안 '식물 성장 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버려진 페트병 뚜껑을 활용해 키링을 만드는 '지속 가능한 뚜껑 프로젝트'도 이뤄졌다.

이 활동을 추진한 2학년 진수아 학생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참여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다"며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학생들이 재활용을 생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대호 도원고 교장은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숨 쉬고 살아갈 만한 건강한 생태계가 돼야 한다"며 "학교 내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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