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규모 1.6 지진 발생 "올해 벌써 40번째"

경주에서 지난해 64회, 2022년 59회 지진 발생…올해 4개월여 만 이미 3분의 2 수준
2016년 규모 5.1, 5.8 지진 진앙지 일대선 올해 30건 지진 집중

10일 오후 6시 13분 43초쯤 경주시 남동쪽 20km 지역에서 규모 1.6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10일 오후 6시 13분 43초쯤 경주시 남동쪽 20km 지역에서 규모 1.6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10일 경주에서 올해 40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총 64차례, 2022년은 59차례였는데, 올해는 4개월이 조금 지난 현재 이미 그 3분의 2 수준 횟수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3분 43초쯤 경주시 남동쪽 20km 지역에서 규모 1.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7km.

구체적인 위치는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 일대이다.

이는 반나절 앞선 10일 오전 4시 54분 26초쯤 같은 곳에서 규모 0.8의 지진이 발생하고 하루에만 2차례 지진이 이어진 것이다.

▶물론 둘 다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이기는 하지만, 불과 반년 전 규모 4.0 지진, 좀 더 멀리 살펴보면 2016년 9월 규모 5.1 및 5.8의 지진이 같은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이래 그 주변에서 잦게 지진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 하의 현상이라 시선이 향한다.

반년 전의 규모 4.0 지진은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4시 55분 24초쯤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일대)에서 발생했다. 같은 지역에서는 최근의 경우 올해 3월 7일 규모 1.7, 3월 15일 규모 1.1의 지진이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외동읍 입실리 일대 및 반년 전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문무대왕면 입천리 일대와 비교해 더욱 잦게 지진이 발생 중인 곳이 있는데, 바로 경주시 남남서쪽 10~12km 일대(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일대)이다.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32초쯤 발생한 규모 5.1의 전진 및 같은날 오후 8시 32분 54초쯤 발생한 규모 5.8의 본진 등 2건 지진 진앙지와 꽤 가까운 곳이다.

이곳에서만 올해 현재까지 30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1월 24일 발생한 규모 2.0의 지진 1건과 미소지진 29건으로, 올해 같은 기간 경주 전체 지진 40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2건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고 8년 차인 현재까지도 경주시 내남면 일대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향후 또 대형 지진이 발생할지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가까운 북쪽에서 비슷한 시기 큰 지진을 겪었던 포항 지역과 비교된다.

포항은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쯤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북구 흥해읍 일대)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2018년 2월 11일 오전 5시 3분 3초쯤 포항시 북구 북서쪽 5km 지역(역시 같은 북구 흥해읍 일대)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3개월 간격으로 2건의 큰 지진을 겪었다.

그런데 올해 5월 10일까지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만 7건이다. 그 중 기존 진앙지(북구 흥해읍) 일대에서 발생한 사례는 3건이고, 나머지 4건은 남구 지역 또는 해역이 진앙지였다.

올해 5월 3일 오전 경북 경주시 소재 남산 열암곡 경사면에 놓인 마애불에 침하와 미끄러짐을 파악하기 위한 계측기(화면 오른쪽 기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5월 3일 오전 경북 경주시 소재 남산 열암곡 경사면에 놓인 마애불에 침하와 미끄러짐을 파악하기 위한 계측기(화면 오른쪽 기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5월 3일 오전 경북 경주시 소재 남산 열암곡 경사면에 놓인 큰 바위 아래쪽에 마애불이 조각돼 있다. 마애불 안면부 맞은 편에는 손상 방지를 위한 고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5월 3일 오전 경북 경주시 소재 남산 열암곡 경사면에 놓인 큰 바위 아래쪽에 마애불이 조각돼 있다. 마애불 안면부 맞은 편에는 손상 방지를 위한 고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경주는 지진 발생시 인명·재산 피해 여부와 함께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을 비롯해 토함산과 남산의 불교 문화재들 등 세계유산에도 속하는 각종 문화재의 균열과 붕괴 등 피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고장이기도 하다.

사실 경주 남산에는 조선시대였던 1430년쯤 경주에 지진이 잇따른 데 따라 무너진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6m 무게 80t의 열암곡 마애불이 있기도 하다. 쓰러진 이 석불 얼굴이 인근 암반에 겨우 5cm 떨어져 온전히 보존된 상태로 지난 2007년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져 언론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당시 '5cm의 기적'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이어 21세기 들어서도 경주에 크고 작은 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고, 다만 '5cm의 기적'이 반복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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