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앞으로 악취 측정 등에 대한 기준이 강화될 전망인 가운데, 복합악취 측정 과정에선 사람의 후각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확성 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환경부 고시에 따라 악취 물질에 대한 기계 분석 등 수치화한 조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일대는 지난 9일 악취관리지역으로 확정 고시됐다. 염색산단이 있는 비산동·평리동·이현동 일원 84만8천㎡가 대상이며,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염색산단은 매년 악취실태조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악취 배출기준을 초과하면 조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악취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관능시험법과 기기분석법 두 가지로 나뉜다. 관능법은 후각에 이상이 없는 조사원 5명 이상을 선발해 직접 냄새를 맡아 측정하는 방법으로, 복합악취를 측정할 때 주로 이용된다. 한편 기기분석법은 계측기 등 장비를 이용해 지정악취물질 등의 배출량을 수치로 표기한다.
악취방지법 등에 따르면 악취배출시설의 복합악취 배출허용기준은 관능법 중에서도 공기희석관능법으로 측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악취배출시설 부지경계선이나 배출구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판정요원이 '무취하다'고 판정할 때까지 무취 공기를 희석해 악취 정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시료에 무취 공기를 1천배 희석했을 때 조사원들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해당 지역의 복합악취 희석배수는 '1천배'로 측정된다.
복합악취 측정에서 공식적으로 관능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냄새'라는 감각공해의 특성 때문이다. 대기에는 복합성분의 물질이 존재하고 이런 물질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데, 기계만으로는 이 냄새의 세기나 전파성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관능법이 사람의 후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라 '주관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냄새를 인식하는 데는 개인의 건강 상태, 습관, 살아온 지역, 생활수준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같은 냄새를 맡아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악취를 측정할 때는 복합악취 외 지정악취물질에 대한 분석도 함께 이뤄진다. 암모니아, 트리메탈아민, 황화수소 등 22종 지정악취물질에 대해서는 질량분석계(MS) 등 기계를 통해 측정하고, ppm 단위로 수치화한다. 복합악취와 마찬가지로 기준치를 초과하면 과태료 등이 부과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염색산단 내 대기배출사업장에 대한 복합악취 측정만 이뤄졌지만,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악취실태조사를 통해 이 두 가지 측정 방식이 모두 사용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수행 중인 악취실태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전문 기관을 통해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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