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삶에서 가난이 고난이었다면 책은 구원이었다. 12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하며 일당을 벌어야 했던 와중에도 책을 놓지 않았다. 은퇴 후 그동안 읽은 책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SNS에 '알려지지 않아서 안타까운 책'을 소개하며 유명해졌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삶을 활자로 뭉근하게 끓여낸 한 권의 에세이집으로 찾아왔다.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마다 나는 과거를 불러 화해했다. 쓰고 맵고 아린 시간에 열을 가하자 순한 맛이 되었다. 나는 술래잡기하듯 아픈 기억을 찾아내 친구로 만들었다. 내 과거를 푹 고아 우려낸 글, '곰국'은 이렇게 나왔다.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프롤로그 중)
저자는 힘든 시절 마음 한 조각, 밥 한 공기를 나눠줬던 이들을 일일이 기억해 책에 불러낸다. 6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으로 보내진 그를 양녀로 입양하려 했던 최숙자 담임 선생님, 사흘을 혼자 앓을 때 밥상을 차려준 옆방 애숙 씨 등 그들이 건네준 온기를 세상에 돌려주기 위해서다.
"쓰다 보니 웃게 됐고 웃다 보니 유쾌해졌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맵고 쓰고 짠 사연들로 버무려져 있지만 이를 풀어내는 문장은 유쾌함과 유머로 가득하다. 28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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