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년째 버스 운전하는 이정욱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 "봉사가 금고 발전 밑거름이죠"

"산악회, 야유회 등 운행" 조합원들 편의 위해 운전봉사 '귀감'

이정욱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버스운행 봉사를 하기 전 운전대를 잡고 포즈를 잡고 있다. 공단새마을금고 제공
이정욱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버스운행 봉사를 하기 전 운전대를 잡고 포즈를 잡고 있다. 공단새마을금고 제공

"이러다 버스운전 기사로 취업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정욱 이사장이 7년째 조합원들의 편의를 위해 버스운전 봉사를 하면서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16년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이듬해인 2017년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금고의 회원 수와 자산을 늘려보자는 취지로 42인승 대형버스를 구매했다.

"처음부터 버스 운전대를 잡을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기사를 고용하자니 비용이 만만찮아 금고의 자산을 조금이라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1종 대형면허를 보유하고 있던 터라 직접 운전대를 잡게 됐습니다."

이후 그는 새마을금고 회원들의 산악회, 야유회 운행 등으로 주말에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역을 위해 봉사했다.

"주말마다 버스를 이용하려는 회원들이 많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죠. 하지만 내 몸이 조금 힘들더라도 어르신들과 회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가장 보람된 일은 지난해까지 3년간 금고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실시한 통학버스 운전 봉사다. 학생들은 이 이사장을 향해 '버스 기사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구미 공단동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자녀 통학 문제였어요. 금고 옆 대단지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학생들을 버스에 태워 학교까지 태워줬죠. 올해부터 학교 버스가 생겨 그만뒀지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버스운행 봉사를 시작한 후 그는 평소 좋아하던 술도 끊고, 매일 새벽 6시가 되면 기상을 한다.

"음주를 하면 다음날 운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새마을금고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욱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난달 포항에서 개최한 효도관광에서 어르신들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단새마을금고 제공
이정욱 구미 공단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난달 포항에서 개최한 효도관광에서 어르신들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단새마을금고 제공

공단새마을금고는 지난달에 가정의달을 맞아 어르신들을 모시고 포항으로 효도 관광을 다녀왔다. 이 이사장이 직접 버스 운전을 하고, 그의 아내가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대접했다.

이 이사장의 이런 노력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에서 새마을금고를 바라보는 눈길도 많이 달라졌다. 젊은층 학부모 고객들도 하나둘씩 금고를 찾기 시작했다.

2017년 456억 원이던 총 자산은 현재 1천100억 원을 돌파했고, 일반거래 회원 수도 만여 명으로 늘어 공단새마을금고는 7년 만에 중견금고로 성장했다.

공단새마을금고는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실시해 경로당과 불우이웃들에게 쌀 320kg, 현금 470만 원을 지원했고, 회원 자녀 61명에게 610만원의 장학금도 지급했다.

특히 올해는 금고 회원인 학부모를 위한 테마여행도 계획 중이다.

"제가 운전대를 잡은 건 새마을금고 발전을 위해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멈추진 않을 겁니다. 공단새마을금고 임직원들과 함께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리겠습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