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특성화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중도 탈락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의 의대 쏠림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올해 자퇴와 미복학 등으로 인한 중도 탈락 학생(2023년 기준)은 130명으로 지난해 125명(2022년 기준)보다 늘었다.
2019년 76명, 2020년 145명, 2021년 100명 등으로 5년 간 중도 탈락 학생은 576명에 달한다.
KAIST 측은 자퇴 원인을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이유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년 4개 이공계특성화대학(한국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원·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 중도 이탈자는 268명으로 전년(187명)보다 81명(43.3%) 늘었다.
올해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의 영향으로 이런 경향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은 영재학교와 과학고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일반고에 비해 의대 준비가 수월한 만큼 이탈자가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AIST의 경우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를 유형별로 보면 2023년 기준 과학고가 53%로 가장 많고, 영재고가 19.5%를 차지했다. 나머지 27.5%는 공·사립 자율고를 포함한 일반고 학생이다.
영재학교·과학고의 고3 재학생이 의대에 지원하는 경우 교육비 환수 조치 등 불이익이 있지만, 재수생·반수생이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경우 학교 측에서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어 일단 KA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진학한 후 재수나 반수를 통해 의대로 가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대 의과대학 정시모집 합격생(40명) 가운데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 10명으로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 학생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동일 이공계 대학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특히 과학고 출신 학생의 경우 조기졸업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이 재수, 삼수를 한다 해도 일반고 학생에 비해 시간 소모가 크지 않다는 특수한 상황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KAIST 측이 지난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도탈락하는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개선할 사항'에 관해 '이공계 처우 개선',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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