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양시가 26억 들인 삼문공영주차타워, 주변 '무료주차장'에 밀려 "달랑 5대 주차"

국민과 시민 혈세 26억원 들여 건립된 밀양시 최초 주차타워인 삼문공영주차타워 무용지물로 전락

밀양시 삼문동 소재 삼문공영주차타워 모습.
밀양시 삼문동 소재 삼문공영주차타워 모습.

경남 밀양시가 26억원을 들여 지은 150대 규모 삼문공영주차타워가 하루 20대도 채 주차하지 않아 '혈세 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10일 밀양시의회에 따르면 정무권 밀양시의원은 최근 제255회 밀양시의회 정례회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삼문공영주차타워가 주차장으로써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밀양시 삼문동에 있는 삼문공영주차타워는 밀양시가 총 사업비 26억원(국비 9억원, 시비 17억원)을 들여 2017년 2월 착공해 이듬해 12월 준공했다. 연면적 3천73㎡에 총 주차대수 150대 규모로 설치했다.

당초 이 주차타워는 주차난을 해소하고 교통질서를 확립하는 데 목적을 두고 계획됐다.

삼문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계속 건립되던 데다 상권이 계속 확대되면서 주차난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특히 야간에는 불법 노변 주차로 교통불편이 최악에 치닫고 있었다.

정 의원은 "정작 삼문공영주차장을 지은 뒤로는 1일 평균 이용 차량 대수가 20대에 불과하다"며 밀양시의 예산 투여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1층(상)에 주차 차량 2대와 2층(하)주차 차량 1대 모습.
1층(상)에 주차 차량 2대와 2층(하)주차 차량 1대 모습.

실제 기자가 10일 정오를 넘겨 삼문주차타워를 방문해 보니 1층에서 4층 옥상까지 주차된 차량 대수가 단 5대에 불과했다. 1층에 2대, 2층 1대, 3층에는 주차 차량이 전혀 없었고 옥상 주차장에 2대 주차 돼 있었다.

일대 상인과 주민들은 주변에 사실상 무료 주차장이 있어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곳 이용료는 최초 30분 동안 500원을 받고 이후 30분 마다 500원씩 추가하는 식으로, 5시간 이상 주차하면 하루 최고 요금 5천원을 받는다. 날짜를 넘겨 주차하면 전일분 요금에 더해 다시 시간대별 요금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변에 있는 공한지 5곳에 주차 차량이 몰리고 있다 보니 구태여 유료 주차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3층(상)주차 차량 0대와 4층 옥상층(하) 주차 차량 2대 모습.
3층(상)주차 차량 0대와 4층 옥상층(하) 주차 차량 2대 모습.

밀양시가 이 같은 주차장을 확보하고자 투여한 비용 낭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정 의원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밀양시가 지역 내 설치한 유료주차장 18군데 가운데 이용자 수가 적어 사업희망자에 입찰되지 못한 주차장이 내일동 시장통을 포함해 4군데, 당초 입찰됐음에도 이용자가 적어 수익 대비 인건비 부담으로 현재 무료 운영 중인 주차장이 내이중앙도로 노상주차장을 포함해 5군데에 이른다.

정 의원은 개선책 마련을 위해 타 지자체 사례를 들어 일부 무료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여수시의 경우, 지역 경제와 관광활성화를 위해 공영주차장 이용시 1시간 무료, 중식 시간에는 2시간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의 곤지암 근린공원주차장은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현재 무료로 운영 중이다.

정 의원은 "밀양시도 도심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상가 이용객들에게 일정 시간 무료 주차를 지원해야 한다. 또 주말에는 무료 개방해 밀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차비 걱정 없이 주요 관광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차난이 제일 심각한 삼문동 경우, 삼문공영주차타워를 무료로 전환한다면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체증 감소는 물론, 도시 미관 향상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훨씬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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