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화성 화재현장서 마스크만 쓰고 근무했다" 폭로글에 발칵

22명의 사망자를 내고 아직 1명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의 첫 발화 당시 모습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서 25일 공개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22명의 사망자를 내고 아직 1명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의 첫 발화 당시 모습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서 25일 공개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지난 24일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업체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관이 방독장비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폭로해 논란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현장 상황상 방독면을 착용하기 어려웠고 추후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화성 화재 현장에 나갔던 경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찰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화재로 출동하면서 경황없이 근무를 서다 아침이 돼서야 퇴근했다. 이미 여러 번 겪었지만 또 한 번 이 조직과 지휘부 수준에 실망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경찰기동대 직원들을 화재 연기, 유해물질로 오염된 현장에 효과도 없는 KF94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라며 사지로 내몰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아 보라는 무책임한 지휘부는 그저 고위직이 현장 방문하는 것에 (대응하는 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휘부는) 아무런 방독·방화 장비도 없이 밥 먹는 시간 빼고 근무를 세웠다. 고위직이 방문할 때 전부 의미 없이 길거리에 세워 근무시키고, 그분들이 가고 나면 그때서야 다시 교대로 돌려 근무를 시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그저 보여주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근무를 시킬 거면 최소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지급하고 시켜달라. 그저 청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직원을 현장으로 내모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25일 오후 6시 기준 좋아요 700여개, 댓글 200여개가 달렸다.

A씨의 지적에 대해 경찰은 방진 마스크 등 장비를 보급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후 해당 기동대에 방독면을 지참해 현장에 가도록 지시했으나, 화재 공장에서 근무지가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등 현장 상황상 방독면을 착용하고 근무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KF94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한 직원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오후 6시 30분부터는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 (현재) 현장은 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이며, 교대한 기동대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중"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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