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정치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이상 회동이 이뤄졌고, 이 만남을 조율한 정진석 비서실장만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 24일 이후 불과 엿새 만이다.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당선됐고, 바로 다음날 전격적으로 공개 만남이 이뤄졌던 것. 다만 24일엔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전·현직 지도부 및 낙선한 나경원·윤상현 국회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권주자들 등이 초청돼 삼겹살 만찬을 갖는 '공개 행사'가 열린 것이었고, 양자 간 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만찬에서 "앞으로 하나가 돼 한동훈 대표를 도와줘야 한다"고 한 바 있는데, 이 메시지에 이어 이날도 일명 '윤한갈등'을 더욱 봉합하고 정부여당 결속 분위기를 만드는 의도를 바탕에 깔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양쪽 모두 '얻을 게' 있는, 윈윈(Win-win)이라는 이해관계가 테이블에 올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9일 낮 12시 38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적어 한동훈 당시 당 대표 후보를 두고 "가사(법조 용어 假使, '가령' '가정해 말하다'는 의미) 백보 양보해서 (당 대표가)돼 본들 나홀로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좀 딴판인 상황이다. 윤심(尹心)을 얻는다면 '나홀로 대표'는 성립할 수 없는 것.
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같은 19일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 역시 한동훈 대표 당선을 예상하면서도 "(윤석열)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선되면) 축하 난을 보내주고 일주일 있다가 (축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도 '아직은'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다.
물론 홍준표 시장과 이준석 의원이 예측한 시점이 조금 지연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준석 의원은 사실 먼저 '축출'을 당해본 유경험자다.
앞서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로 있으면서 대선(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지방선거(국민의힘 광역자치단체장 12명 당선, 더불어민주당은 5명 당선) 승리를 이끌었으나 징계(성비위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 교사 등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양두구육' 비난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에 이은 당 대표직 상실 수순을 맞았는데, 이때 배후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무개입' 논란이 불거졌는데, 실은 한동훈 대표의 비대위원장 초기였던 올해 1월 대통령실이 한동훈 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뉴스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준석 의원은 이같은 상황이 한동훈 대표 초기에 또 반복될 것으로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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