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접고 화합 무드’ 대통령실, 尹-韓 비공개 회동 설명

윤 대통령 '사람 품는 것이 정치의 요체', 당직 인선과 관련해선 "당 대표가 알아서 잘 해 달라"
윤 대통령 새 지도부 구성되면 대통령실로 초청하겠다고 약속, 대통령-여당대표 회동 정례화 가능성 높아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동훈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대통령실이 31일 밝혔다.

여권 전반을 술렁이게 하고 있는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당 대표가 알아서 잘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대통령이 "조직의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강화해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자 한 대표는 "걱정 없이 잘 해내겠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면담은 국무회의 종료 후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각각 오찬 약속이 있었지만 약속을 다소 미루면서 면담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지난 24일 한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전·현직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한 지 6일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분은 과거 법조 생활에 대해 말씀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면담을 진행했다"며 "윤 대통령께서 한 대표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당 인선이 마무리돼 당 지도부가 정리되면 관저로 초청해서 만찬 하자"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30일 만남은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에 제안했으며 애초 1시간 정도 면담이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없었으며, 정진석 비서실장이 면담 중 계속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특검법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뤄짐에 따라 회동이 예정보다 길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정 간 만남이 정례화되는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정례화까지는 상세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자주 만날 것"이라며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도 실질적 대화를 하기 위함도 있지만,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라 굳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