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4년 6개월여 만에 '금리 인하 사이클' 개시를 알렸다.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시장 전망은 0.25%포인트(p)가 우세했으나 이를 뒤집고 '빅컷'(0.50%p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주요국이 하나둘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데 따라 한국은행(이하 한은)도 내달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연준, 4년 6개월 만에 금리 인하 단행
연준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 결과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0.50%p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한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여 만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 고용시장 냉각 우려가 제기되면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연준은 물가 상승률 관리 등을 목표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연속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렸고,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FOMC 목표(2%)를 향해 진전을 보였지만 여전히 다소 올라가 있는 상태"라며 "FOM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고,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점도표에서 연말 전망치(중간값)를 기존 5.1%에서 4.4%로 하향 조정하며 연내 0.50%p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올해 11월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정례회의에서 0.25%p씩 내리는 방향이 유력하다. 이번 인하 사이클은 2026년에 종료될 전망이다. 연준은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을 내년 말 3.4%, 2026년 말 2.9%, 2027년 말 2.9%로 제시했다.
◆ 한은도 금리 인하? 관건은 가계부채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은 내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데 따라 한은도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국내 부동산 경기와 가계대출 확대세가 여전히 불안정한 만큼 내달 인하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지난달 은행,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천억원 불어났다. 이는 2021년 7월(15조3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은은 최근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 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게 형성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등 대외 여건은 한은이 10월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될 수 있다"면서도 "남은 건 가계부채 증가 속도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이달 첫째 주 9천억원, 둘째 주 1조3천억원으로 상승했다. 10월 금통위까지 3주 동안 주간 상승 폭이 1조원 이하로 줄어들 경우 0.25%p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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