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습니다. 2박 4일 동안 체코를 방문해 '팀코리아'의 현지 신규 원전 2기 건설사업의 최종 수주를 위해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22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의 심정이 바로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리는 시어미'는 윤 정부가 하는 일에는 국익조차 외면한 채 무엇이든지 딴지를 거는 민주당과 야당들이고, '말리는 시누이'는 공교롭게도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한동훈 대표 측'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김정호 김성환 민영배 허영 의원과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 등은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맞춰,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수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해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 지 모른다"면서 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 추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뜬금없고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그냥 "만약…라면" '카드라' 뿐입니다. 거의 또다른 괴담 수준입니다. 먼저 '덤핑' 의혹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최종 계약 2025년 3월)된 체코 원전 2기의 건설비용은 24조원입니다.
우리나라는 신한울 원전 1호기를 5조원에 완공했습니다. 이 같은 놀라운 시공능력을 가진 팀코리아가 해외 건설에 따른 여러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체코 원전 건설비로 1기당 12조원을 제안한 것이 '덤핑'이라는 민주당 등 야당의 논리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쟁자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꿈조차 꿀 수 없는 가격을 제안했기 때문에 덤핑'이라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공사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고 공사비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 근거로 영국 힝클리 원전과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 사례를 들어다고 합니다. 이 두 건은 EDF의 대표적 실패 사례입니다. 덕분에 팀코리아가 '예정된 기간 안에 주어진 공사비로 완공한 검증된 능력'을 인정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최종 계약을 앞두게 된 것입니다.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IP)은 이미 오래 전에 우리가 매입해 문제가 되지 않고, 미국의 원전 기술 수출 규제 역시 승인 사안이 아닌 '신고' 규정이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이 규정은 '핵무기 확산 방지'가 목적인 만큼, 우방국들의 원자력 평화적 이용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 없습니다. 웨스팅하우스의 '몽니'와 EDF의 '시비'는 그만큼 체코 원전의 경제적 이익이 크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원전업계에서는 건설 이후 운영·관리에서만 수십조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체코 원전 2기 건설비가 24조원이라면 운영·관리 비용을 포함할 경우 50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체코는 추가로 2기의 원전을 더 건설할 예정입니다. 팀코리아로서는 이번 계약이 성공하면 추가 계약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각 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최대 550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이미 건설을 검토 중인 원전만 344기에 달합니다. 향후 대한민국 원전 산업에 '대박'이 예고된 셈입니다.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국운이 걸린 원전 세일즈'의 화룡점정(畫龍點睛)이었습니다. 윤 정부가 빛나고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을 민주당 등 야당이 시기·질투하고, 또 괴담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래, 언제는 안 그랬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국익을 위해 사투(死鬪)를 벌이는 대통령을 향해 여당 대표가 '독대 요청'을 하고, 마치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듯 언론에 흘리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빛날 시점에 딱 맞춰 여당 대표가 먹물을 뿌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동훈 지도부는 독대 요청을 의도적으로 사전 노출한 바 없었음을 재차 확인드린다"고 박정하 비서실장이 언론 공지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노출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그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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