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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고려아연 경영권 쟁탈전 닷새 후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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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공개매수가 인상 승부수
고려아연 우호세력 결집·자금동원 총력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원 인수 분쟁의 승패를 가를 '운명의 시간'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영풍과 함께 인수전에 참전한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고려아연이 언제 대항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의 공개 매수가 상향으로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MBK가 투입해야 하는 자금은 3조6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필요 자금은 1조1천3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총 5조원에 육박하는 '쩐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양측의 명분 싸움, 지분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 승부수 띄운 MBK

사모펀드 MBK를 앞세운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이 연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은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34.01%, 영풍 장형진 고문 측 33.13% 등으로 비슷하다.

영풍은 사모펀드 MBK와 함께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개 매수 마감일(10월4일)은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MBK는 지난 26일 공개 매수가를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상향했다.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주가가 70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기관투자자 등을 유인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MBK는 같은 계열사인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가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천원으로 25% 인상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MBK 측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 의결권 3.7%를 차지할 수 있다.

공개 매수가 인상으로 경영권 인수를 위한 필요 자금이 늘어나게 됐지만, 이를 방어해야 하는 고려아연 측 부담도 가중됐다.

MBK가 영풍정밀 인수에 성공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목표만큼 매수하면 고려아연 지분 49.59%를 확보하게 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 보면 50.82%로, 과반 이상 의결권을 갖게 된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주식 공개 매수에 약 2조2천억원, 영풍 지분 최종 인수에 약 1조4천억원 등 총 3조6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아연이 주당 75만원이 넘는 80만∼90만원 수준의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MBK가 다음 달 4일 전에 공개 매수가를 조정하면 공개 매수 종료일은 그날부터 10일 이후로 다시 밀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기념일(8월1일)을 하루 앞둔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기념일(8월1일)을 하루 앞둔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항 공개매수 나설까?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도 대항 공개 매수 등 자금 조달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이다. MBK 측의 공개 매수가 상향에 따라 지분 6% 확보를 위해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천억원을 넘어선다.

최 회장 측은 자금 확보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FI)나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본 도쿄를 찾아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소속 고위 관계자와 회동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의 최내현 회장과 고려아연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 회장 측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도 접촉해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베인캐피털이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자금 지원에 대해 논의했으나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고 추가 자료·근거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화가 고려아연의 '백기사'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 한화그룹은 자사주 교환으로 고려아연 지분 7.25%를 갖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마련한 4천억원을 한화에너지 등 한화 계열사에 빌려주고, 이 돈을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해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수 있다.

다만 한화 측은 공식적으로 "고려아연 지분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 회장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 대출을 받아 자금을 추가 조달하는 길도 열려있다. 최 회장 측 지분 15.6% 가운데 현재 약 1.6%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태여서 추가 대출 여력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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