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지 1주일을 맞았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트럼프 2기를 이끌 정부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인선에 이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지명해 외교·안보 라인을 완성했다. 모두 충성파 인사들로 반중(反中), 대북 강경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기존 관료주의를 대수술할 '정부효율부' 수장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발탁하는 파격도 보였다.
◆국방장관에 40대 '예비역 소령' 헤그세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에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했다. 예비역 장성이 아닌 예비역 소령 출신이 발탁된 건 아주 이례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피트는 그의 전 인생을 군대와 나라를 위한 전사로 보냈다"고 소개한 뒤 "그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평했다.
1980년생으로 올해 44세인 그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1기 정부에서 보훈부 장관으로 검토됐으나 주요 보훈 단체들이 반대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동안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교류를 옹호하고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하려는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수용하는 등 트럼프의 헌신적 지지자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이와 관련, 헤그세스는 트럼프 1기 정부 때의 1차 북미 정상회담 전인 2018년 5월 폭스뉴스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데니스 로드맨을 만나길 원하고 미국프로농구(NBA) 농구를 좋아하며 서양 팝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하루 종일 자기 주민을 살해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부효율부' 수장에 머스크…관료주의 대수술
'킹메이커'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에 내정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가 앞으로 기존 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들을 구조조정할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기존 규모(6조7천5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달러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효율부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신의 회사에서 한꺼번에 1만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발탁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직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그동안 민주당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공격했던 것을 꼬집어 "민주주의에 위협? 아니, 관료주의에 위협"이라는 글을 올렸다.
◆CIA 국장에 랫클리프, 국토안보부장관에 놈
트럼프 2기 정부의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는 최고 수준의 국가안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하면서 모든 미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두려움 없이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을 위한 가짜 '러시아 공모'를 폭로하는 것부터 해외정보감시법(FISA) 관련 법원에서 시민의 자유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남용을 적발하는 것까지, 존 랫클리프는 항상 미국 대중과 함께 진실과 정직을 위한 전사였다"고 말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의회 진출 전 변호사로 일하다 연방검사, 텍사스주 히스 시장을 지냈으며 1기 정부 때 대표적인 '트럼프 옹호자'로 꼽혔다.
또한 이날 차기 행정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크리스티 놈(53)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낙점됐다. 소식통들은 놈 주지사가 남부 국경에서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 등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공약 수행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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