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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전망-최경철] 민주공화국은 어쩌다 헌재의 독무대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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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편집부국장 겸 동부지역 취재본부장
최경철 편집부국장 겸 동부지역 취재본부장

"누가 그들(헌법재판소 재판관)에게 (대통령 탄핵 결정) 권한을 줬을까?" "국민이 그들(헌법재판관)을 선출한 것도 아닌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권한의 정당성이 어디에 있을까?" "그들(헌법재판관)은 대한민국 최고의 재판관인가?"

이 당돌한 질문은 탄핵소추(彈劾訴追)된 윤석열 대통령 측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던진 것도 아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대통령 변호 대리인단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기한 연속적 물음표다. 노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을 이끌어낸 핵심이었던 문 전 대통령은 그의 책('운명')을 통해 통렬한 비판을 헌재에 날렸다. 이 연장선에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개헌안을 내놨는데 헌재 재판관 자격을 '법관'으로 한정한 헌법 조항을 삭제,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을 헌법재판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헌재의 재판 신뢰도·공정성을 회복시키려 했다.

세월이 흘러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정권 획득이라는 막대한 정치적 실익을 챙긴 터라 문 전 대통령은 지금 헌재를 향해 입을 열기가 어려울 것이다. 헌재를 향한 여론의 비판이 빗발치고 있건만 진영 논리가 모든 정치인의 양심까지 재단하는 오늘의 한국적 상황을 감안할 때 문 전 대통령에게 자신이 제기했던 문제를 재소환하는 용기를 내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자가 지금 문 전 대통령을 호명하는 이유는 그의 집필 내용처럼 초우월(超優越)적 권력이 된 헌재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국민적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헌재의 과거를 들춰 보면 적잖은 논란을 일으켰다.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이 대표적이다. 당시 헌재는 우리나라 수도가 무조건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의 존재를 불러오면서 수도를 세종시에 만들려면 헌법을 고쳐야 하고 국회 입법을 통한 수도 이전은 안 된다고 했다. 고려는 개성, 통일신라는 경주가 수도였는데 헌재는 조선을 기준으로 관습헌법을 정하면서 당시 큰 논란을 촉발했다. 대구경북 등 한강 이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논리에 경악했고 일부 법학자들은 헌재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 선출된 권력으로서 민주성을 갖춘 국회의 입법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사법 쇼크에다 사법 쿠데타라는 언급까지 내놨다.

윤 대통령 탄핵 심리 과정에서도 헌재는 수많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방어권에 대한 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일제시대 재판보다 못하다"는 현직 검사장의 날 선 비판까지 날아들었다. 헌재는 선출되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대표(代表)되지 않은 소수다. 민주성의 관점에서 볼 때 사법 자제를 통해 사법 통치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 법치 국가에서 헌정(憲政)주의는 필요하지만 재판 국가로의 이행은 절대 안 된다. 비지배(非支配) 권력이 핵심인 공화정(共和政)에서 국민은 제왕적 헌재 권력의 탄생을, 헌재의 독무대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리에서 증언이 혼재되는 것은 물론, 유일한 물증으로 불리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마저 원본이 사라졌고 사본마저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다. 단심제 헌법재판에서 오심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그 대상이 선출된 권력으로서 대의 민주주의의 상징인 대통령이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사법체계의 대원칙부터 헌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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