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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향래] 커피공화국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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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조향래 객원논설위원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과 함께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최근 우리보다 인구가 두 배가 넘는 일본을 제치고 스타벅스 매장 수 3위에 올랐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줄여 부르는 '아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부하는 '카공족', 커피를 마셔야 힘이 난다는 '커피 수혈' 등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줄임말과 신조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한국은 가히 커피공화국이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커피가 들어온 것은 1860년 조선 철종 때이다. 조선에 머물던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 베르뇌 주교가 홍콩 대표부에 서신을 보내면서 18㎏ 남짓한 양의 커피가 들어왔고, 베르뇌 주교는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커피를 들여왔다. 이후 개항(開港)과 함께 서양 문물이 유입되면서 커피는 상류층과 양반가에 먹물처럼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커피를 음차(音借)한 '가비' '갑비차'란 새로운 말이 생기고, 서민들은 씁쓰레한 맛과 검은 색깔이 탕약과 비슷해 '양탕(洋湯)국'이라고 불렀다. 아관파천(俄館播遷)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며 커피를 처음 접한 고종 황제도 상당한 커피 애호가였다고 한다.

한말의 개화사상가 유길준은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쓴 '서유견문'(西遊見聞)에서 "서양인들은 커피를 숭늉처럼 마신다"며 조선인과 서양인의 식후 음료 문화를 비교했다. 1927년 서울 종로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최초의 찻집 '카카듀'가 등장했고, 지식인과 문인, 예술가들은 다방에서 시국을 토론하기도 했다.

한국에 커피의 대중화와 상용화 혁명을 이끈 것은 1976년 동서식품이 개발한 '믹스커피'였다. 2000년대 들어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브랜드 전문점이 생기면서 '커피 전성시대'가 열렸다. 2022년 커피 시장 규모가 3조1천717억원에 이르렀다. 2023년 커피 브랜드는 886개에 달했다.

한국인은 극성스러운 기질이 있다. 정치·종교·문화 모든 분야가 그렇다. 한번 바람이 불면 온 국민이 한쪽으로 쏠린다. 그런 성향이 산업화와 민주화 등을 견인(牽引)하는 역동성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늘도 짙은 법이다. 최근 잇따른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커피공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잖을 것이다. 커피 문화에 대한 반성적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향래 객원논설위원 joen04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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