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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죽이는 고준위법 딜레마, 서둘러 모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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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임시·중간 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 등을 건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원전들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률(貯藏率)이 오는 2026년부터 줄줄이 포화상태(飽和狀態)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운전 이후 47년이 넘도록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을 위한 부지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1983년부터 모두 9차례에 걸쳐 부지 확보를 추진했으나 '내 집 뒷마당은 안 된다'는 님비 현상 탓에 성공하지 못했고, 2005년 주민투표(住民投票)를 통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경주에 확보했을 뿐이다.

따라서 늦게나마 고준위법의 통과로 인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 특별법 제36조 제6항에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용량을 '원전 설계수명 중 발생 예측량'으로 제한한 독소조항(毒素條項)에서 발생한다.

원자력안전법에 의하면 허가받은 원전은 설계수명(30년)을 넘어 추가로 10년간 계속운전할 수 있다. 안전성(安全性)만 확보한다면 계속운전은 신규 건설보다 휠씬 적은 비용으로 전력 수급 안정과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최초 설계수명에 정해진 양'으로 저장 공간 확충을 제한한 고준위법 독소조항 탓에 안전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계속운전이 불가능해지는 원전 운영의 비경제성과 비합리성이 발생(發生)할 우려(憂慮)가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26년 11월부터 2029년까지 '멀쩡한' 월성 2·3·4호기와 한울 1·2호기가 잇따라 가동 중단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물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합리적 경제적 전력 수급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수출 성장 동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원자력 산업 발전과 국민경제(國民經濟)를 위해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법 조항을 조속히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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