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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예상 밖 전원일치 판결…국론 통합 염두에 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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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의 장기화 되며 교착 상태 빠졌다는 우려도 나와
인용 되더라도 1·2인 소수 의견 가능성 제기도
헌재, 전원일치 판결로 불복 여지 차단

[그래픽] 최근 주요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
[그래픽] 최근 주요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예상 밖의 '전원일치' 의견을 내놓자 불복 여지를 차단하고 사회 통합의 계기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월 25일 11차로 변론을 종결한 뒤 38일의 '장고' 끝에 결론을 내놨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최종 변론 후 2주일 이내 선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이처럼 헌재가 고심을 이어간 이유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우선 재판관 8명 사이에서 인용과 기각, 각하 등 의견으로 나눠 서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이 제시한 쟁점이 워낙 많아 이를 정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재판관들이 '인용 5, 기각·각하 3' 등 구도로 의견이 나뉘어 '교착 상태'(데드락)에 빠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렸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가 합류할 경우 '인용 6명'으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는 만큼 '8인 체제'에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게 근거였다.

재판관들이 앞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서 인용과 기각, 각하 등 각자 소신으로 판결했던 전례도 배경이 됐다.

여러 관측 속에 재판관들의 결론은 전원일치였다. 비상계엄의 위법·위헌성 등 각종 쟁점에 대해 재판관들은 모두 뜻을 함께하며 위헌·위법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지 여부를 두고도 모두의 의견이 일치해 이견이 없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 역시 전원일치 의견에 힘을 실으며 다른 길을 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이같은 결론을 두고 탄핵 반대 측에 불복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본다. 또한 결정문 작성에 공을 들이느라 최종 변론을 끝낸 뒤 오랜 시간 힘을 쏟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판관들은 각종 쟁점에 대해 논리나 근거를 달리하는 별개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국회의 탄핵소추 발의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거나, 탄핵심판에서 형사소송법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해야 한다 혹은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등 보충 의견만 나왔다.

일부 쟁점에서라도 반대한다는 의견은 아예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이번 판결을 통해 사회 통합의 계기를 만들고 일각의 불복 움직임 등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전원일치 입장을 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국 사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서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며 비판하는 것은 물론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광장으로, 거리로 뛰쳐나와 윤 대통령 파면과 직무 복귀의 목소리를 내며 서로 맞섰다.

헌법재판소가 제각각 의견을 내고 맞선 채 전원일치가 아닌 선고를 할 경우 양 진영이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더욱 거세게 맞서며 사회적 혼란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사실상 내전 상태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전원일치 선고를 통해 불필요한 갈등 상황을 차단한 바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그간 불신의 대상이 됐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빠졌던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 역사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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