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은 5월 18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지난 주일은 역사적인 한 주"였다고 자화자찬했다. 그의 자화자찬은 결코 과장이라고 폄훼할 수 없을 정도로 국제정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주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월요일인 5월 12일 미국은 중국과 임시적, 잠정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145%와 125%를 향후 90일 동안 30%와 10%로 내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합의에 대해 트럼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꼬리를 내렸다고 말하지만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압승을 했다고 보아야 옳다.
4월 2일 트럼프가 전세계를 향해 관세 폭탄 투척을 발표하던 날 들고 나왔던 큰 판때기 맨 꼭대기에 써있던 바에 의하면 미국은 중국 상품에 대해 34%,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해 67%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이 훨씬 불리했던 것인데 이번에 10대 30으로 미국이 훨씬 유리한 상황으로 바꾸어 놓았으니 미국의 승리가 분명하다. 중국이 미국 상품에 관세를 10% 부과한다는 것은 사실상 미국 상품이 중국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트럼프의 중동 3국 방문은 미국 국민들에게는 물론 트럼프 자신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 3국은 서로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의 미공군 1호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자 6대의 전투기를 파견, 트럼프의 전용기를 호위했다.
사우디와 붙어있는 카타르를 향해 비행할 때 역시 카타르 공군기들이 트럼프 전용기를 맞이하고 호위해 주었다. 미국이 세계 제일의 막강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미국 대통령들중에서 이 정도의 예우를 받는 대통령은 드물다. 1981년부터 1988년까지 재임했던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고 할 정도다.
중동 3국은 트럼프와 어마어마한 액수의 경제적 거래를 이룩해 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000억 달러, 카타르는 1.2조 달러, UAE는 1.4조 달러 경제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트럼프는 단 4일의 방문 동안 최소 3조 2,000억 달러의 경제 거래를 이룩했다.
대한민국 GDP의 2년 치 정도 되는 거액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비지니스가 가지는 의미는 트럼프가 일거에 중동 경제를 미국 경제에 엮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의 경제적인 행동은 중동지역을 향한 중국의 영향력을 마치 과일 껍질 벗기듯 제거해 버렸다는 의미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제 무기를 무려 1,420억 달러 어치나 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 10위권 이내인 대한민국 국방비의 3년 치가 넘는 거액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동의 최대 국가인 동시에 최고로 부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미국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진입했다.
카타르 역시 미국의 보잉 여객기를 2,000억 달러 어치 구입하기로 했는데 대형 여객기인 B-787 160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한민국 영토의 10%가 약간 넘는 소국인 카타르가 최근 휘청거리던 보잉사를 일거에 구출해 줄 최대의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보잉사에 엔진을 제공하는 GE 역시 대단한 실적을 올리게 되었다.
이 모든 경제적 업적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트럼프 중동 방문의 군사 지정학적 업적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트럼프는 아브라함 협약(Abraham Accord)을 더욱 확대했다.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인데 트럼프의 이번 중동 순방은 사우디와 카타르 특히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되었다, 이는 아브라함 협약의 대폭 확대, 즉 이스라엘 국가 안보의 큰 진전인 것이다.
이제 이란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아랍의 숙적은 별로 없다. 시리아의 임시 정부 수반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트럼프를 만나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과 함께 반테러 전쟁을 벌이겠다고 약속한 것은 생각할 수 없었던 일 중 하나다. 1,000만 달러 현상금이 걸렸던 테러리스트가 미국과 함께 반테러 전쟁을 벌이겠다 약속했다니 말이다.
몇 년 전 만 해도 미국은 세계의 조롱거리였는데 이제는 힘을 통해 존경을 이끌어 내고 미래의 경제발전과 평화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트럼프의 '자찬'은 결코 허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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