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문예광장] (시조) 물을 입다 / 최재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백세민 화백 그림.
백세민 화백 그림.

패션을 추구하는 나의 옷은 유죄다

어제 입고 오늘은 버려 수거함에 꽉 찬 브랜드

일회용 명품 아니어도 패스트패션 대세라

사막을 덮고 있는 티셔츠가 흉기라고

큰 바다 다 퍼가는 목화를 고발하며

뉴스 속 아랄해* 태그가 자막으로 지나간다

유행에 길을 내며 옷더미에 갇히는 물

한 가닥 실을 풀어 그 물줄기 잇는다

몸 안에 흥건하던 날개, 깃을 턴다 거울 앞

*목화를 키우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는 물줄기를 돌려, 아랄해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사막화가 되었다. 면 티셔츠 한 벌 만드는데 2,700L 물이 필요하다.

◆시작(詩作)메모

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옷장을 정리한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싫증도 나고 유행이 지난 것 같은 옷을 수거함에 넣으려고 보니

글쎄 한 무더기나 된다.

잠시 헐거워진 옷장!

그 틈을 못 참고 인터넷 쇼핑을 하려다가 그만 보고 말았다.

쩍쩍 갈라진 바닥에 배 한 채 덜렁 얹혀있는 아랄해를.

목화를 키우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는 강줄기를 돌려서 사막화가 되는 중이란다.

심장을 쿵 하고 때린다.

한 번도 내 옷들이 물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무심히 입고 버리는 동안 끊어놓은 물줄기를 잇기 위해

이제 패스트패션을 멈추려 한다.

수많은 옷을 앞에 두고도 입을 옷이 없다던 나의 넋두리도 고발한다.

시인 최재남
시인 최재남

◆약력

-2008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시조집 '섬의 시간' 외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수상 외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가 청와대의 주요 정책과 경쟁자인 김민석 후보의 신천지 의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농기계 국내 1위 대동은 수익성이 악화한 중국 사업을 접고 대구 공장에 약 800억원을 투자하여 AI 도입 및 노후 설비 교체를 추진한다고 ...
정부가 농지 소유자의 직접 경작 여부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농촌 사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조사 결과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
한국 외환당국이 최근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려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 우려가 배경으로 분석..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