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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위한 골 세리머니…포항 김인성 "탄생 전에 하고 싶었는데"

23일 안양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포항 김인성이 팬들과 자축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3일 안양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포항 김인성이 팬들과 자축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베테랑 윙어 김인성(35)이 얼마 전 세상에 나온 아들을 위한 '축포'로 시즌 첫 득점을 장식했다.

김인성은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K리그1 원정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5분 추가 골을 터뜨려 포항의 2-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울산 HD와의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결승포를 터뜨려 포항의 2연패를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김인성의 이번 시즌 첫 번째 득점포다.

특히 이달 14일 둘째 아들(태명 '세동이'·정식 이름은 미정)이 태어나며 두 아이의 아빠가 된 터라 김인성에게는 더 의미가 큰 골이었다.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한 김인성은 후반 14분 주닝요 대신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투입 1분 만에 첫 터치를 득점포로 연결했다.

왼쪽 측면에서 조르지의 크로스가 올라오자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날렵하게 제치고 오른발 슛을 넣은 김인성은 아들 탄생을 축하하는 '젖병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김인성은 "박태하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윙어가 수비적으로도 힘들고 공격적으로도 많은 활동량을 보여야 한다.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들어가지 않아 답답했는데, 오늘 첫 터치가 운 좋게 골이 되고 팀 승리에도 기여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리머니에 관해 묻자 "사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해야 했는데, 결국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아들이 태어나기 직전 경기에서 팀이 페널티킥을 얻었을 때 차고 싶었는데,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면서 "태어난 이후이지만,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할 수 있어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후반 7분 어정원의 선제 결승 골이 터진 지 8분 만에 김인성이 한 골을 더 보태 완승을 거둔 포항은 리그 5위(승점 22)로 도약했다

김인성은 "1-0을 지키는 게 힘들다 보니 동료들이 제 골이 들어가자 고맙다고 하더라. 골 넣고 나서는 수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힘든 경기가 예상된 첫 안양 원정을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베테랑이라고 해서 크게 의미 부여는 하지 않는다. 동등하게 경쟁해서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그걸 위해 노력한다"면서 "남은 시즌도, 앞으로도 축구를 좀 더 잘하고 싶고,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회 없이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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