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한반도의 국제정치'도 춤추게 됐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힌 날(6월 22일) 이재명 대통령실이 나토(NATO)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한 탓이다.
6월 24일 열리는 이 회의 주최국인 네덜란드는 비(非)NATO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정상을 초청했는데, 개최 직전 이 대통령 측은 불참을 밝혔다. 국제회의에 초청받은 측이 불참하는 경우는 드물게 있다. 6월 16일 G7 정상회의를 열기로 한 캐나다는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정상도 초청했고 이들은 수락했는데, 6월 12일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갑자기 불참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러시아 방문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비합리적 설명이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6월 19일)이 잡혀 있었고 그것이 더 중요했다면, 6월 12일 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옳았기 때문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여러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참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듯 하다. G7 정상회담에 있기 전부터 이 대통령 측은 이 회의 참가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G7 정상회의가 미국 의도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귀국하면서 이 기대는 무너졌다.
이란은 러시아식 경수로인 부셰르 원전을 운용하고 있는데, 경수로용 핵연료엔 3.5% 정도 농축한 우라늄이 쓰인다. 이란은 이 원전용 핵연료를 만들겠다며 농축공장을 운영해왔다. 핵무기(우라늄탄)는 90% 이상 농축한 우라늄을 10㎏쯤 모아야 한 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란은 60%대까지 농축한 우라늄을 408㎏ 확보했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란이 핵무장을 하려 한다고 보고 '이란판 6자회담' 등을 열어 압박했으나 이란의 뜻을 꺾지 못했다.
때문에 이란의 핵능력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났다. 그러한 때인 2010년 부셰르 원전과 나탄즈 농축시설의 컴퓨터가 '스턱스넷'에 감염돼 오작동됐는데, 배후로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지목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식 무슬림 혁명을 타국에 전파하기 위해 '쿠드스군(軍)'을 운용해왔다. 쿠드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자기식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2020년 1기 때의 트럼프 대통령은 비밀리에 이라크를 방문한 쿠드스군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사살하게 했었다.
이란 공습에 관한 한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한 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 지휘관과 핵 과학자, 군사기지를 제거하자 미국은 B-2로 GBU-57을 투하해 이란이 지하 깊숙한 데 구축한 농축 창고와 공장을 부수는 것으로 호응했다. 냉전 때 미국은 16t인 수소폭탄을 싣고 소련 상공으로 은밀히 들어가 정확히 투하하기 위해 스탤스 폭격기인 B-2를 개발했다. 그런데 생산 직후 냉전이 끝나 B-2는 쓸모없는 무기가 됐다. 그때 땅굴작전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인 북한이 핵개발에 착수했다.
북한의 '지하(地下) 사랑'은 대단하다. 인민군은 평양시 삼석구역에 있는 해발 444m의 국사봉 암반을 파고 들어가 핵전쟁에도 끄덕하지 않는 전시 지휘소 '철봉각'을 지어 놓았다. 남포시 천리마구역(일명 '강선')과 평북 영변의 지하에는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이 시설을 파괴하려면 60여m 이상 파고 들아가 '작은 지진'을 일으키는 벙커버스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끝판왕'이 13.6t의 무게를 가진 GBU-57이다. 미국은 둘을 결합한 작전을 6월 22일 처음 성공시킨 것이다.
트럼프는 이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려고 할 것인데,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이종석 씨를 국정원장 후보로 지명했으니, 국정원이 모사드가 되는 일은 기대할 수가 없다.
캐나다 G7에서 한미 정상 만남이 불발하고 이 대통령의 NATO에 불참한다는 것은 국제정치 때문에 '이재명의 위기'가 시작된다는 신호이다. 김정은이란 변수가 있는데 이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신경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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