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첫 원내 대책회의에서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변화와 쇄신(刷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혁신(革新)의 목표는 '전국 정당'이며, 핵심은 '수도권 민심 복원'이라고 했다. 신임 원내대표가 뒤늦게나마 당의 혁신을 선언한 것은 다행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개혁안을 포함해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한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上向式) 공천 등 5대 개혁 과제를 발표한 지 9일 만이다.
국민의힘의 대선 패배 후 행태를 보면, 개혁의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힘 주류(主流)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김 위원장이 당 쇄신 논의를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했으나, 퇴임을 하루 앞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개최 40분 전 문자로 회의를 취소했다. 위원장의 혁신 제안을 묵살(默殺)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가 혁신을 천명했지만, '제한된 혁신'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많다. 그는 원내대표 선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김 위원장의 일부 개혁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친윤계·영남권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송 원내대표가 반대 여론을 뚫고 혁신을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국민의힘의 혁신은 시급하다. 보수층 일각에서 '당 해체'까지 거론할 정도로 뼈를 깎는 변화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외면했다. 그 결과는 냉혹(冷酷)하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1%까지 추락했다. 떠난 민심을 되돌리는 방법은 혁신뿐이다. 혁신이 보수의 가치를 복원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구태(舊態) 청산과 함께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107석 야당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의 독주(獨走)를 견제할 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 청탁' 김만배, 대법서 무죄 확정
전한길 "尹지지 후보 없으면 내가 당대표 출마"…입당후 논란 계속
특검 압수수색에 권성동 "야당 탄압"…野 "국회의장 메시지 내라"
'전한길 입당' 지적에 신동욱 "민주당도 김어준과 얘기, 친북도 품어"
李 대통령 굳건한 지지율 이유 1위는 '경제·민생'…국힘은 19%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