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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년 연장, 청년 실업 해소 방안과 묶어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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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정년(停年) 연장' 이슈는 여러 가지 난제(難題) 중 가장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 중 하나다. 고령화하는 인구구조, 양극화된 노동시장, 인공지능(AI)과 로봇, 청년 실업과 세대 갈등, 생산성 정체 등 여러 사안이 얽히고설켜 있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50세 이상 중장년 3명 중 2명(66%)은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66.3세에 정년퇴직하기를 원했다. 특히 연령별로는 이미 은퇴한 65세 이상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는 정년을 눈앞에 뒀거나 이미 소득 절벽을 맞이한 세대의 목소리만을 대변한 것일 뿐, '쉬었음'이라고 답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또 다른 사회 문제는 간과한 측면이 있다. 역대급 취업 한파(寒波) 속에서 아예 노동시장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요즘 청년 실업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들에게 '정년'이란 꿈같은 소리다.

여기에다 노동시장의 판을 쥐고 흔들 또 하나의 지각 변동 역시 무시해선 안 된다. 눈앞으로 다가온 피지컬 AI 확산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따른 소득 대체를 위한 해법으로 정년 연장을 논의했다가는 노동시장의 경직성만 더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극심한 K자형 경제 구조에 놓여 있다. 특정 일부만 성장하고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극화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장 역시 그렇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더 오래 일하는 건 수명이 늘어나는 한 사회·경제의 존속(存續)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정년 연장이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의 골이 되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세심한 제도 설계, 다양한 지원금 정책, 재교육 프로그램 등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속도전과 여론전으로 밀어붙일 일은 절대 아니다. 다양한 사회 계층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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