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와 물이 없으면 산업도 없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산업 입지 조건도 바뀌고 있다. 싸고 넓은 땅이나 풍부한 인력보다 먼저 고려되는 두 가지 자원은 '전기'와 '물'이다.
이런 흐름 속에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새로운 중심지로 '대구경북(TK)'이 떠오르고 있다. 원전 중심의 전력 인프라와 낙동강 수계 수자원을 동시에 확보한 TK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첨단산업 필수 인프라를 모두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계획이 포함됐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저 전력 확보 수단으로 원전이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동해안은 국내 원전 26기 가운데 절반인 13기가 가동 중인 지역이다. 경주(월성), 울진(한울), 영덕 등은 기존 원전단지와 관련 연구시설이 집적돼 있어 '동해안 원자력 벨트'로 불린다. 여기에 더해 울진 지역에는 SMR 실증 부지 조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3.9GW 규모의 전력 공급이 가능한 동해안 권역은 향후 10년간 신산업 유치 경쟁에서 TK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기만큼 중요한 또 다른 자원은 '물'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은 고도의 정제수인 '초순수'(Ultra Pure Water) 없이는 공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TK는 낙동강 수계와 안동댐 등 안정적이고 청정한 수자원을 갖춘 대표 지역이다. 특히 안동댐은 대량 공급이 가능한 동시에 수질도 우수해 정제 비용이 낮은 장점이 있다. 여기에 대구 달성군 국가산단 내 조성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물 관련 기술 연구개발(R&D)부터 성능검증, 실증, 수출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의 토털 솔루션 단지다. 현재까지 113개 물 기업이 입주해 누적 매출 6조4천700억원, 수출 4천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의 '리셋'을 위한 전략 수립을 조언하고 있다. '전기+물 천국 TK'의 브랜드화, 전력망과 수도망의 안정적 운영계획, 원전과 수자원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 관리, 그리고 클러스터와 기업 간의 직접적 연계 구조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물은 이제 생활 필수재가 아니라 산업용 고자산"이라며 "TK는 전기와 물을 모두 갖춘 산업 인프라의 최적지로, 데이터센터와 AI공장 유치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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