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대구가 물 산업의 수도가 된다

"기술·실증·기업 입주를 한 곳에, 완성형 산업 생태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국내 물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주목받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대구 달성군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단순한 기업 입주 공간을 넘어, 연구개발(R&D), 실증 실험, 제품 인증, 해외 수출까지 지원하는 '토털 솔루션 단지'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며 국내 물산업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9년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에 문을 연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국내 최초의 물산업 특화 단지다. 환경부와 대구시가 공동 조성한 이 클러스터는 약 65만㎡(약 20만 평) 부지에 조성돼 물 관련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물기업의 전주기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은 6조4천700억원, 수출 실적은 4천억원에 달한다. 개소 5년 만에 총 113개 기업이 입주했고, 매년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주목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글로벌 물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3.56%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클러스터는 기술력 강화와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가장 큰 강점은 R&D와 실증 테스트가 동시에 가능한 복합 인프라다. 단지 내 물기술연구소에서는 정수, 폐수처리, 해수담수화, 스마트 물관리 등 다양한 환경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 지원을 맡고 있으며, 기술 개발과 정책 연계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실증 환경도 강력한 무기다. 입주 기업들은 공공기관이 설치한 테스트베드에서 실제 하수, 폐수 등을 대상으로 자사 기술을 시험하고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대규모 설비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겐 사실상 '공공 실험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자산이다.

이러한 인프라는 기업 유치와 성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단순히 부지와 장비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 인증 지원, 해외 바이어 연계, 국내외 판로 개척까지 지원한다. 김영훈 한국물기술인증원장은 "이곳은 물기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한자리에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물기술인증원을 포함한 관련 기관들이 함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물기업, 물연구기관도 우리 물클러스터를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산학연 협력 생태계도 함께 조성됐다는 점이다. 클러스터 인근에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구테크노폴리스, 경북대, 계명대 등 주요 교육·연구기관이 위치해 있으며, 이들과의 협력이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연구중심기업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정부도 물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분류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기술 독립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물기업을 육성해 탄소중립·환경정책의 한 축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제원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단장은 "클러스터는 이제 ICT 기반 실증플랜트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며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운전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효율성과 운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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