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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새마을', 노벨상 도전

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새마을 노래'의 가사는 힘차고 가락은 명랑하다. 1970년대, 이 노래와 쌍벽을 이뤘던 노래가 있으니, '잘 살아보세'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경쾌하면서도 간절함이 절절하다. 두 노래의 지향(志向)이 비슷해 뭐가 '새마을 노래'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새마을운동은 학교에서 배웠지만,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다. 관공서마다 꽂힌 새마을기, 농촌 아재들이 쓰던 새마을 모자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지금도 아프리카 국가 등에선 새마을 모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새마을·산업화 세대'가 열심히 터 닦은 덕분에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班列)에 올랐다.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국민의 '가난 탈출' 염원과 '조국 근대화'란 국가 의지의 산물이다. '관변(官邊) 운동'이란 꼬리표가 붙기도 했고, 새마을운동중앙본부의 비리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은 역경과 성찰 끝에 공공 정책, 저개발 국가 지원 사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4월 김일수 경북도의회 의원이 본회의에서 '새마을운동 노벨평화상 추진위원회' 설립을 제안(提案)했다. 새마을운동이 대한민국 경제·사회 발전을 이끈 정신이며, 그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경북도는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는 2005년부터 개발도상국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했다. 16개국 77개 마을이 새마을운동 시범 사업을 하고 있고, 91개국 1만 명의 지도자가 새마을 정신을 배우고 있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登載)됐다.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임시정부 수장은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빈곤층 대상 소액 금융)의 대부(代父)다. 유누스는 1983년 '그라민은행'을 세워 빈민층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 줬다. 그는 자신의 대출 사업과 생활 개혁 운동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은 유엔(UN)이 채택한 '세계 빈곤 퇴치'의 모범이다. 새마을운동의 노벨평화상 도전,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한낱 꿈은 아닐 것이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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